만사가 귀찮은 날엔 다시 만들어 보는 규동

by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살다 보면 기쁜 날도 있고 화나는 날도 있고 슬픈 날도 있으며 즐거운 날도 있습니다. 그리고 뭘 해도 잘 되는 날이 있는가 하면 만사가 귀찮은 날도 생깁니다. 바로 오늘이 제게는 그런 날이 아닌가 싶습니다. 쉬는 날이었음에도 컨디션은 좋지 않고 제 생각대로 하루가 진행되지 않았죠. 비는 추적추적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고 바깥에 나가기조차 싫더군요.


이런 날에는 글도 쓰기 싫어집니다. 원래 미리 좀 반 정도는 써놓는 편인데 오늘은 그렇지도 않아서 부랴부랴 정말 쓰기 싫은 마음을 꾸역꾸역 담아서 써봅니다. 약속도 약속이지만 그러면서 헤집어졌던 마음이 좀 누그러질까 싶어서죠.



급하게 쓰는 글은 정말 깊게 생각하면서 쓰기가 어렵기에 예전에 만든 요리의 추억을 하나 올려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바로 규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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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동(牛丼)은 이름 그대로 소고기를 밥 위에 얹은 일본식 덮밥인데, 그 뿌리는 메이지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본은 불교문화가 강해서 원래는 소고기를 잘 먹지 않았다고 해요. 그러다가 메이지 유신 이후로 음식문화에 변화가 생겼죠.


규동이라는 이름과 형태를 대중화한 곳은 1899년 도쿄 니혼바시 어시장 근처에서 문을 연 요시노야(吉野家)로 알려져 있습니다. 새벽에 일하는 시장 상인들에게 빠르게 낼 수 있는 한 그릇 음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규동이 서민 음식의 대명사가 됐고, 이후 요시노야가 전국 체인으로 커지며 지금 우리가 아는 규동 문화가 퍼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집에서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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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이 규동을 집에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인스타그램 요리 레시피를 보니 우삼겹으로 할 수 있는 요리가 많더군요. 다른 재료들은 전부 다 집에 있길래 일단 우삼겹부터 샀습니다. 몇 가지 들어가지도 않아서 큰 부담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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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동은 노른자를 위에 올려주는 방식이 있고 계란을 풀어서 함께 조리하는 방식이 있는데 일단은 아이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계란을 풀기로 했습니다. 양파도 넉넉하게 썰어두었고요. 고기와 양파를 넣은 뒤에 부지런히 볶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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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는 양념을 넣어서 더 익힙니다. 그러고서 계란물을 부어주면 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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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쉽죠?




마무리를 하고 밥 위에 볶은 고기를 올려줬는데 사진을 찍어 보니 그림은 그럴싸합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금세 눈에 띄었습니다. 기름이 너무 많은 듯하여 일부를 버렸는데 그 바람에 촉촉한 맛이 좀 덜해졌다는 점이었죠. 간과 익힘 정도는 무난했지만 조금 뻑뻑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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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마무리한 뒤에 이 규동 레시피를 그대로 해서 다시 한번 만들 예정인데 지난번과 같은 미숙함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요즘 들어서 처음 도전하는 메뉴들은 너무 만만하게 생각해서인지 성에 차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간단한 형식의 레시피만 보고 요리를 하려다 보니 소소하게 놓치는 부분들도 있고 말이죠.


그래도 가정 선생님 출신인 장모님 말씀으로는 제가 손이 꽤 빠른 편이라고 하시더군요. 하다 보면 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맛이 약간 아쉬워도 또 하고, 손이 다쳐도 또 하고, 만사가 귀찮아도 자식들 먹이겠다고 만들다 보면 언젠가는 한결 더 수월하게 되지 않겠어요?


오늘의 숙제를 마쳤으니 이제 주방으로 요리를 하러 가겠습니다. 쓰고 나니 기분도 조금은 나아졌네요.


한 줄 요약 : 어우, 하기 싫어, 쓰기 싫어, 밥도 하기 싫어... 그래도 해야지, 어쩌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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