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서도 지고 경기 매너에서도 진 파라과이

by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이제 월드컵도 16강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데 많은 축구팬들이 새벽에 눈을 비비며 본 경기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 프랑스 대 파라과이전이었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프랑스가 1-0으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습니다. 깔끔하게 끝난 듯하지만 경기를 직접 보신 분들 사이에서 한결같이 보기 불편했다는 말이 나오더군요.


직접 보시면 더 실감이 나실 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6Zt_O0lIu8




파라과이는 FIFA 랭킹 46위, 프랑스는 2위입니다.


전력 차이만 봐도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었습니다. 파라과이 입장에서는 이 격차를 메울 방법을 찾아야 했겠죠. 그런데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절로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너무 심했습니다. 경기 시작 1분부터 반칙이 나왔고, 이후 90분 내내 팔꿈치로 찍고 발로 때리고 손으로 밀치는 등 수많은 반칙들이 이어졌습니다. 공과는 전혀 관계없는 상황에서도 일부러 몸을 부딪히는 장면이 반복됐습니다. 해당 장면만 잘라서 모아 보면 격투기라고 해도 믿을 법한 수준이었습니다. 페널티킥을 줬을 때도 공을 놓는 자리를 훼손하는 선수까지 있었죠.



그 와중에 가장 집중적인 표적이 된 선수는 킬리안 음바페였습니다.

마티아스 갈라르사는 쥘 쿤데의 얼굴을 손으로 밀치는 반칙을 저질렀고, 후안 카세레스는 음바페의 다리를 대놓고 가격했습니다. 한 명이 총대를 메고 음바페와 함께 퇴장을 당하겠다는 각오로 달려드는 수준이었습니다. BBC는 이를 두고 파라과이 선수들이 음바페를 신나게 괴롭히고 있다고 표현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모든 상황에서 주심 일기즈 탄타셰프(우즈베키스탄)가 파라과이 선수에게 단 한 장의 경고도 주지 않았습니다. 되레 프랑스 선수 3명이 옐로카드를 받았습니다. 더티 플레이는 파라과이가 했는데 카드는 프랑스가 받은 셈이죠.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조 하트는 내 팀이었다면 경기장에서 바로 끌어냈을 상황이라고 맹비난했고, 전 독일 국가대표 미드필더 토마스 히츨스페르거는 음바페가 부상 없이 경기장을 떠난 건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스웨덴의 전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도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내가 이런 경기를 뛰었다면 퇴장을 네 번은 당했을 거라는 말로 파라과이의 수준을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이브라히모비치라면 그라운드에서 워낙 불같은 성격으로 유명한 선수인데, 그런 사람이 저 정도의 말을 했다는 게 이 경기가 얼마나 비상식적이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월드컵은 전 세계인의 축제입니다. 이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이해합니다. 하지만 꼭 이런 방법을 써야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파라과이는 이번 대회에서 독일을 승부차기 끝에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던 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경기 하나로 그 이미지를 한순간에 다 잃어버렸습니다. 경기에서도 졌지만 스포츠맨십은 물론 국가 이미지에서도 진 셈이죠.




반면 음바페는 달랐습니다. 90분 내내 집중적인 견제와 거친 파울을 당하면서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파라과이 선수들을 향해 웃음을 보이는 여유까지 나왔습니다. 그리고 후반 25분, VAR 판독 끝에 얻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결승골을 넣었습니다. 이 골로 음바페는 이번 대회 7호 골을 기록하며 메시와 대회 득점 공동 선두를 유지했고, 월드컵 통산 19호 골로 역대 최다 득점자인 메시(20골)와의 격차를 1골 차로 줄였습니다.




뛰어난 실력에 비해 아직 메시나 호날두를 완전히 뛰어넘기엔 부족하다는 말을 듣던 음바페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그가 보여준 평정심과 내공은 단순한 골 기록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줬습니다. 이 경기로 저는 프랑스의 우승을 응원하고 싶어질 정도였으니까요.


결국 참는 자가 이긴다는 진리를 가장 큰 무대에서 직접 증명해 보인 경기였습니다.


한 줄 요약 : 실력으로 이기는 팀이 있고, 올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이기려다 모든 걸 잃는 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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