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마지막 일정, 오리즈루 타워에서 경험한 공포

히로시마 여행기 12탄

by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이번은 히로시마에서의 마지막 일정인 오리즈루 타워입니다. 5월 여행기도 거의 막바지에 도달했네요.


이곳은 첫날에 왔었던 원폭돔 근처에 있는 최신식 건물입니다. 첫날 먹었던 오코노미야키 전문점도 이 건물이었습니다. 이곳은 12층으로 되어 있는데 이용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지불합니다. 건물에 들어가는데 무슨 비용이냐 하실 텐데요.




이곳을 돈까지 내면서 이용하는 이유는 바로 탁 트여있어 개방감이 정말 좋은 전망대 때문입니다. 위로 올라오니 많은 이들이 히로시마 시내의 전경을 즐기고 있더군요. 저도 감탄사를 뱉으며 가장자리부터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오른쪽 편에는 히로시마성이 보이고 정면 바로 아래에는 원폭돔을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라 와보기를 잘했다 싶었습니다.




그냥 앉아있기만 해도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있어서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관광객들도 사진을 찍는 사람보다 앉아서 멋진 히로시마 시내 경치를 즐기는 모습이었죠.




여기에 오기 전에 마트에서 장을 한가득 보느라 힘들었지만 경치가 멋진 곳에 오니 다시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이어서 바로 아래층으로 갔습니다. 오리즈루 타워 이용권은 두 개의 콘텐츠로 이루어져 있는데 또 한 가지가 남았더군요. 바로 학 접기 체험이었습니다.


히로시마의 종이학(오리즈루) 이야기 뒤에는 전 세계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사사키 사다코’라는 어린 여자아이의 가슴 아픈 실화가 숨어 있습니다.

사사키 사다코는 2살 때 히로시마 원폭 투하를 겪었습니다. 당시에는 외상도 없고 건강해 보였지만, 10년이 지난 12살(초등학교 6학년) 되던 해에 갑작스러운 백혈병 진단을 받고 입원하게 됩니다. 원폭 방사능으로 인한 후유증이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사다코는 "종이학 천 마리를 접으면 병이 낫는다"라는 일본의 오랜 전설을 듣게 됩니다. 그때부터 사다코는 약봉지, 과자 포장지 등 손에 쥐어지는 모든 종이를 모아 간절한 마음으로 종이학을 접기 시작했죠. 극심한 통증과 싸우면서도 "살고 싶다"라는 일념 하나로 하루하루 종이학을 늘려갔습니다.

안타깝게도 사다코는 천 마리를 다 채우지 못하고(약 644마리를 접었다고 전해집니다) 1955년 10월, 1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사다코의 안타까운 죽음에 슬퍼한 친구들은 남은 종이학을 마저 접어 함께 묻어주었고, 전국적인 모금 운동도 벌였습니다.


그 이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에 ‘원폭 어린이 상’이 세워졌고 사다코의 이야기가 전 세계로 알려지면서, 종이학(오리즈루)은 단순히 개인의 건강을 비는 것을 넘어 ‘전쟁 없는 평화’와 ‘전 세계 어린이들의 행복’을 상징하는 전 세계적인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오리즈루 타워에서 사람들이 접는 학 한 장 한 장에는, 바로 이 작은 소녀가 미처 다 이루지 못했던 '평화로운 내일'에 대한 염원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죠.


그 염원을 저도 이곳에 와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접는 종이학이었지만 예전(결혼 전) 썸녀를 위해 접었던 소싯적 내공이 남아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인지 영상의 설명을 보면서 어찌어찌 접어나갔습니다. 나름대로 깊은 뜻을 지닌 친필메시지도 하나 남겼죠.




처음에는 종이학을 접기만 하면 체험이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완성품을 보며 기쁨을 온전히 느끼기도 전에 생각지도 못한 시련을 맞고 말았죠.




바로 종이학을 특별한 곳에 집어넣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특별한 곳이 11층 높이에 바깥이 훤히 보이는 통유리창 사이를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게끔 한 통로를 지나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평소 고소공포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음을 이번에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조금 저급한 표현이지만 바지에 '지릴 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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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방문객들이 만들어서 넣은 오리즈루(종이학)들은 점점 쌓여가고 있더군요. 전쟁이 얼마나 세상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일본은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했겠지만, 저도 이번 경험으로 그 무게를 조금이나마 느껴갑니다.


한 줄 요약 : 작은 종이학 하나에 이렇게 많은 의미가 담겨 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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