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걸은 히로시마 정원, 슛케이엔(縮景園)

히로시마 여행기 6탄

by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배를 타고 하는 투어는 결과적으로는 여러모로 좀 아쉬웠네요. 그래도 배울 수 있는 부분도 있었으니 의미를 둬야 할 듯합니다.


식사를 마친 뒤 다시 히로시마로 돌아온 저희는 근처에 있는 정원을 구경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바로 슛케이엔(しゅっけいえん), 한자로는 축경원(縮景園)이라는 곳이었죠. 이곳은 중국 항저우의 명소인 '서호'의 풍경을 모방하여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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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왔던 다카마쓰 여행 때 두 곳의 정원을 갔었는데

다카마쓰의 리쓰린 공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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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야마에 있는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인 고라쿠엔 정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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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세 번째로 온 정원이기에 어떤 곳인지 궁금하기는 했습니다. 오후 늦은 시간에 왔기에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줄 알았는데 꽤 많은 관광객들이 보였습니다. 외국인들이 대부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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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대 초기인 1620년, 히로시마 지역 영주의 명을 받아 무사이자 다도의 장인이었던 '우에다 소코'가 설계하여 조성한 오랜 역사의 정원입니다. 가운데에 연못을 만들어 주변을 산바카라하는 방식의 지천회유식(池泉回遊式)으로 만들어진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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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갔던 리쓰린 공원, 고라쿠엔 정원 모두 그런 방식이었죠. 물과 나무가 함께 하는 이 구조는 제게도 꽤 인상 깊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영주를 위해 만들어진 정원이다 보니 다니는 길이 두 명이 동시에 지나다니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좁았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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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때는 제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배를 타고 난 뒤 식사를 하고 나서도 배멀미로 인한 후유증이 제법 남아 있었던 모양입니다. 거기에 많이 걸어서인지 발부터 열이 나기 시작하고 몸 전체도 뜨거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사진만큼은 평생 남는 기록이기에 억지로라도 웃으려고 노력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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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앞모습에 자신이 없어져서 뒷모습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선배와 하나씩 나눠 찍어봤습니다. 둘 다 뒷머리를 보아하니 숯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여 그 점은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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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의 중간 정도 도달했을 때 저는 기이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신발을 벗고 양말까지 벗은 뒤에 맨발로 걸어보기로 결심했죠. 제가 원래 이런 사람입니다. 남들 안 하는 짓만 골라서 하는 그런 사람.


그래도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기 시작하니 발에 나던 열도 식고 기분도 한결 나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왜 맨발 걷기를 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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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남은 구간들까지 돌고 폐장 시간에 딱 맞춰서 공원 구경을 마무리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제대로 즐기지 못한 듯해서 아쉬웠습니다. 사진으로 그 감동을 조금이라도 살려보려고 했는데 절반 정도도 못 살린 듯하네요.


일본 여행에서 공원이나 정원은 왜 꼭 넣어야 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순서를 꼽자면

1위는 리쓰린 공원

2위는 고라쿠엔

3위는 이곳 슛케이엔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슛케이엔이 3위가 된 이유는 정원 자체의 구성이 아니었습니다. 공원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현대식 건물들이 자연을 즐기고 몰입하는 데 영향을 줬기 때문이었죠.


그렇다고 별로였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아쉬웠다는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본 여행을 하실 때 기회가 되시면 정원이나 공원은 한 번 들러서 구경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인위적으로 꾸며진 자연이 주는 생경함은 평소에 느끼지 못한 즐거움을 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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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 정원을 거닐면서 느끼는 고요함은 마음을 조금 더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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