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회 칸 영화제에서 한국이 이룬 쾌거

by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가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내일 새벽 3시에 끝이 납니다. 올해는 유독 한국 영화계 입장에서 굵직한 화제들로 가득했던 행사였습니다.



첫 번째는 박찬욱 감독의 심사위원장 선임입니다.

칸 영화제 역사상 한국인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는 건 이번이 처음이며 아시아 감독으로선 2006년 왕가위 감독 이후 20년 만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마틴 스코세이지, 코언 형제, 왕가위 등으로 이어져온 심사위원장 계보에 한국인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칸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는 박 감독의 독창성과 뛰어난 영상미, 기이한 운명을 지닌 인물들의 내면을 포착하는 능력이 현대 영화에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선사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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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은 2004년 데뷔작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칸과 깊은 인연을 맺은 뒤 2009년 <박쥐>로는 심사위원상, 2022년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까지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최고의 작품에게 주어지는 황금종려상을 발표하고 시상하는 자리까지 직접 서게 됐으니 그 자체로도 하나의 역사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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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의 돌풍입니다.

<곡성> 이후 10년 만에 돌아온 신작으로 한국 영화로는 2022년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 이후 4년 만에 칸 경쟁 부문에 진출했으며 봉준호·박찬욱·홍상수 이외의 한국 감독으로는 2012년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 이후 14년 만의 경쟁 부문 진출을 이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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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은 물론 할리우드 배우인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까지 가세한 화려한 캐스팅이었기에 개봉 전부터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이 괴생명체의 출현을 마주하는 이야기로 스릴러와 코믹, 괴수물에서 범우주적 SF로 확장되는 구조라는 평이 나오며 칸 최대 논쟁작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소식 가운데서도 눈살을 찌푸리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호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 외신기자가 보인 무례한 행동 때문이었죠. 소속과 이름도 밝히지 않은 그 기자는 백인 배우인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에게만 인사를 건네고 나머지 다른 분들은 잘 모르겠네요라며 질문을 시작했습니다. 정호연과 황정민, 조인성은 표정이 굳었고 현장 분위기도 술렁였습니다.


나홍진 감독은 당황하지 않고 "아니다, 한 분씩 다 어렵게 모셨다, 설득의 과정이 있었다"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직접 반박했고 어수선했던 상황은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이 장면은 이후 인종차별 논란으로까지 번지며 국내외 누리꾼들의 강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황정민, 조인성 배우도 그렇지만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은 정호연까지 나머지라는 표현을 들어야 했다는 점이 특히 더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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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칸 영화제는 2000년이 될 때까지 한국 영화계에 그리 너그러운 곳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그 두꺼운 벽을 허물기 시작했고 이번 79회 칸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위상이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습니다. 심사위원장이 한국인이고 경쟁 부문 작품 중 하나가 한국 영화인 행사는 전례가 없었으니까요.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2019년 이후 <헤어질 결심>, <브로커>로 한국 영화계가 쌓아온 신뢰가 이런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참 자랑스럽고 기쁩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콘텐츠가 세계 무대에서 더 깊고 넓게 뻗어나갈 수 있기를 빌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영화들이 계속 나와서 관객들이 영화관을 더 설레고 기쁜 마음으로 찾게 만들었으면 합니다.


한 줄 요약 : 심사위원장도 한국인, 경쟁작도 한국 영화. 제79회 칸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현재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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