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병을 고치는 방법

인생 뭐 있나

byNorah

며칠 전에 들은 말이었다. 해외 명문대를 졸업하고 유명 기업에 다니고 있는 지인의 딸이 정신과 약을 복용 중이라고, 집안도 좋고, 외모도 괜찮고, 어느 것 하나 빠짐없는 생활을 하고 있으며, 우울증이 올만한 특별한 사건도 없었는데 저러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 말을 듣는데 그 의사 선생님이 떠올랐다.


마르고 한성깔하게 보이는 내 주치의는 환자들에게는 참 친절하시다. 그 분을 알게 된지도 십년이 넘었는데, 지난번 정기 검진을 받으러 갈 때 안색이 안좋아보여서 선생님은 건강하시냐고 여쭤보았다. 그녀는 웃으면서 몸보다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고, 행복하지 않아서 술만 마신다고 하셨다. 누가 환자인지 모를만한 잡담을 짧게 나누고 진료실 밖을 나오면서 마음의 병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단 생각이 들었다.


그 두 여인은 슬롯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으며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미혼의 중년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병이 들어 삶을 고통으로 여기고 있다. 그래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성, 지위, 부 따위는 그들에게 아무 것도 아닌 게 되어버렸다. 자신을 챙기지 않고 달려온 결과인 것인지, 남 모르는 속사정이 있는 것인지는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알 수가 없지만, 그리고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하지만, 불행한 삶은 명백히 잘못 살고 있다는 뜻이라는 건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사람이 하루도 빠짐없이 행복하기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안 좋은 경험의 축적과 상처받은 무의식으로 인해 습관처럼 비관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는 그 행복이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래도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방법은 분명 존재한다. 이걸 실천하면 마음의 병 뿐만 아니라 몸의 병도 머무를 수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소이다. 액운은 어둡고 더러운 곳에서 오고, 밝고 훤한 곳은 명당이 된다. 내 정신 상태를 보려면 주변 환경을 보라는 말이 있다. 내가 머무는 곳은 현재 내 정신을 반영한다. 안 쓰는 것들은 다 버리고, 집, 몸, 차는 항상 깨끗하게, 옷, 신발, 헤어, 소지품을 정갈하게 장착하면 내가 고귀한 존재라는 느낌이 저절로 든다.


그 다음으로는,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TV, 컴퓨터, 폰의 전원을 끄고, 틈 나는대로 멍하고 고요한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모든 행동을 느리게 한다. 그러다보면 기력이 채워져서 움직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게 산바카라과 운동으로 이어지고, 일광욕으로 에너지를 전달 받아서 심신이 생생해진다. 그 외, 잠을 많이 자고, 글을 많이 쓰면서 나를 점검하고, 편안한 음악을 들으며 신선하고 좋은 재료로 음식을 직접 해먹으면서 기분을 살린다. 별 거 아닌 것 같이 보이는 이런 행동들은 누적이 되면 별 거가 되고, 일주일만 해도 몸과 마음은 신속히 치유된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죽음을 자주 생각하겠지만 쉽게 죽지도 못한다. 그런데 어차피 살아야한다면 이왕이면 하루를 살아도 마음 편하게 사는 것이 더 유리하다. 그걸 몰라서 안하나, 안되니까 못하지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진짜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은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살만하니까, 귀찮으니까 살던대로 살고 싶은 거 아니냐고. 그리고 어차피 죽고 싶다면 맘대로 멋대로 과감하게 살다가, 잘못 된다 하더라도 빨리 죽으면 오히려 땡큐일텐데 왜 아무 것도 안하냐고 말이다. 그런데 그런 접근은 옳지 않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멀쩡한 사람은 정신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마음의 병이 단순하게 게으름이나 이상한 성격으로 보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관심과 사랑과 회복할 시간이 필요한데 나 역시 정신력 운운하며 그들을 비난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세상을 둘러보니 몸이든 정신이든 안아픈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러고 싶어서 그렇게 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모두가 환자이고 약자라는 생각이 드니 측은한 마음과 함께 언행도 부드러워지게 되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꿈같은 인생, 세상에는 감사한 일과 아름다운 일이 천지빼까린데 다들 마음의 병을 고치고 이 세상을 더 가볍고 즐겁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