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너무 많이 신경 쓰며 살고 있었다.
누가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내가 실수하면 어떻게 보일까.
혹시 무례하게 보이지 않았을까.
저 사람은 왜 저런 표정을 지었을까.
내가 뭘 잘못한 걸까.
그런 생각들을 하며 혼자 마음을 끙끙 앓는 날이 많았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를 하루 종일 곱씹고, 별일 아닌 일도 크게 걱정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생각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나는 남에게는 참 친절한 사람이면서 정작 나에게는 너무 모진 사람이었다는 것을.
누군가 실수하면 괜찮다고 말해주면서, 내가 실수하면 스스로를 몰아세웠다.
누군가 힘들다고 하면 쉬라고 말해주면서, 나는 쉬는 것조차 죄바카라감을 느꼈다.
누군가 우울해 보이면 위로해 주면서, 나는 내 마음을 돌보지 않았다.
남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는 동안 정작 가장 가까운 사람인 나 자신은 방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제는 나에게 잘해주기로.
사람들은 흔히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때의 나는 그 말이 너무 막연하게 들렸다.
나를 사랑한다는 게 뭘까.
거울을 보며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일까.
좋은 옷을 사는 것일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일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자기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들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피곤하면 쉬어주는 것.
배고프면 밥을 챙겨 먹는 것.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것.
실수했을 때 스스로를 용서하는 것.
하기 싫은 일을 무조건 참지 않는 것.
자기 사랑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 속 선택이었다.
나는 그동안 너무 오래 참으며 살았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했고,
힘든데 힘들지 않다고 했고,
지쳤는데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는 행복이 아니라 지침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내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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