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의 기전은 배고픔을 없애주는거고 살이 빠지는 원리는 결국 식단이다. 먹는게 줄어서 살이 빠진다.
나도 먹는게 줄었다. 위염 식도염 십이지장염이 동시에 온듯하다. 열이나 뭔가 큰 증상은 없었지만 이틀을 컨디션이 나빠져서 앓고 뱃속 정체불명의 통증을 따라 내과에 가보니 아마도 십이지장염이 의심된다고 했다.
3-4일을 약을 먹어도 뭐만 먹으면 위장과 식도에서 쓰린 느낌이 들고 특히 평소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십이지장 지날때 통증과 존재 그 사이 어딘가쯤의 증상이 올라온다.
아프지 않으려고 찾다보니 덕분에 기름진거 고춧가루들어간거 아예 끊고 순한거 몇가지로 일주일 넘게 십여일째다.
바나나 반개나 맛밤으로 속을 달래고 흰죽이나 흰밥에 나또와 연두부, 맑게 끓인 순두부국, 양배추찜으로 몇일째. 조금 나아지는것 같으면서 가자미구이와 기름없이 구운 계란후라이 하나정도 추가됐다. 아주 부들법게 찐 호박고구마와 찐계란도 가능.
회사에서도 죽과 이런 메뉴를 싸들고 다니며 속을 진정시켰다.
분명히 증상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뭔가 먹으면 내 장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다 알게 해주는 예민한 장점막 상황이라 뭔가 머키도 조심스럽다.
이렇게 일주일 넘어 2주에 가까운시간. 애낳고 죽어도 안빠지던 2키로가 삭제됐다. 아이낳고 다이어트는 시도도 안해봤기에 언감생심 생각도 못하던 그 2키로가.
사실 그 정도 무게는 수분이라고 한다. 내가 맨날 소금 실컫 먹고 내 몸에 켜켜이 쌓아온 수분 붓기 말이지.
고작 식단 바뀌었다고 턱선이 살아나는구나 느끼고 아이키우면서 다이어트 못한다고 생각했지만 또 몸아프다고 식단을 하니까 되는거 보면 역시 인생의 왠만한 문제는 노력으로 안되는게 없다.
이정도 강제력이면 그 붓기도 제거되는구나. 다 낫고나면 내가 또 원래대로 먹을 수도 있겠지만 이만큼 순하게 몇날을 먹고나니 또 이게 제법 맛있게 느껴진다.
하지만 자연산 위고비의 치명적 단점은 배고픔이나 쩝쩝박사인 입맛이 살아있다는 점. 못먹는 과자도 자꾸 쟁이게 되고 옆사람 먹는 거에 힐끗거리게 된다.
십이지장염은 위염보다 잘 안 낫는단다. 그냥 긍정의 마음으로 좀 지켜봐야지.
지난 몇달이 얼마나 힘들었던가. 프로젝트에 엄마 병수발에 아이의 36개월 통과에서의 불안도. 다 잘 지나가고 있다. 미뤄졌던 일들도 잘 채워나가고 있다.
난 잘하고 있고 이 것도 분명 나에게 강제력이 부여된 다이어트 기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