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가?
보통 사람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할 정도로 뛰어난 창조력을 소유한 사람을 우리는 천재라고 부른다. 창조성을 인정 받을 수 있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천재의 존재가 있으며, 이 가운데 특히 예술 분야에서 천재가 두각을 나타낸다.
그런데 천재는 근대에 등장한 개념이다. 봉건제를 중심으로 하는 중세 시기까지는 ‘신’의 섭리를 기준으로 슬롯가 구성되었는데, 봉건슬롯가 끝난 뒤 등장한 근대가 되어서야 시민이 주체로 등장하고 ‘개인’이라는 개념이 탄생한 것이다. ‘천재’ 또한 개인의 능력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어서 근대에 들어서 좀더 구체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천재를 뜻하는 단어 ‘Genius’는 라틴어 단어에서 유래했는데, 개념적으로는 ‘ingenium’과 더 가깝다. 전자는 개인이나 토지의 수호령을 의미하지만, 후자는 창조적인 정신의 선천적인 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천재라는 개념이 등장한 17세기에 이 두 단어가 의미의 융합을 일으켜 19세기 정도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천재(genius)의 개념이 확립되었다.
물론 천재라는 ‘개념’은 근대에 들어 등장했다고 해도, 예술가들이 가지고 있는 창조성의 개념은 고대부터 존재했다. 고대의 철학자들은 우리 몸의 체액을 혈액형처럼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보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중 ‘우울질’ 유형의 사람이 예술가에 속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4체액설
다혈질 : 낙관적이며 관심과 칭찬을 바라는 유형이다. 관계를 중요시하고 활발한 분위기 메이커지만, 지속성이 약하고 무질서하다는 단점이 있다.
점액질 : 온화한 평화주의자적인 성격이다. 갈등을 싫어하고 유연하지만, 우유부단하며 게으르다는 단점도 있다.
담즙질 : 성취와 지배를 원하는 목표 지향적인 유형이다. 승부욕이 높으며 독립적이지만,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편이며 오만하고 냉정하다는 단점이 있다.
우울질 : 분석적이며 완벽주의자적인 유형이다. 깊이 생각하고, 예민한 감수성을 가져 예술에 능하지만, 내성적이며 가학적, 부정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4체액설 중 우울질, 즉 멜랑콜리아(melancholia)가 왜 플라톤의 광기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울질론과 결부해 “우울하고 광기어린 천재 예술가”라는 도식을 만들어냈는지 이해가 된다.
“철학이든 정치든 시든 예술이든, 이런 영역에서 비범한 사람은 왜 모두 멜랑콜리커였을까?”
- 아리스토텔레스
우울질에서 시작된 천재 개념은 근대에 이르러 ‘인간’의 힘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더 발전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17, 18세기만 해도 우리가 현재 떠올리는 ‘천재’ 개념과는 다르며, 19세기에 이르러서야 개념이 확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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