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 스미스(Kiki Smith, 1954-)는 1980-1990년대 ‘신체’에 대한 표현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미국의 현대미술가이다. 고전적인 느낌의 아름답고 매끈한 신체가 아닌, 비천하고 그로테스크한 신체를 묘사함으로써 기괴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을 주로 했다.
그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두면 유용한 개념을 5가지로 정리하였다. 5가지 키워드로는 신체미술, 아브젝트, 그로테스크, 언캐니, 태피스트리를 꼽아보았다.
‘정신’과 ‘신체’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요즘에야 신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서양 철학의 전통에서 신체는 정신보다 열등한 것으로 파악되곤 했었다. 현대에 와서야 신체가 삶의 본질을 구성하는 핵심요소라는 논의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신체미술 또한 신체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기에 등장했다. 신체미술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키키 스미스는 1990년대 신체미술 경향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1960년대부터 간략하게 살펴보자.
1960년대 신체미술은 ‘행위미술’과 거의 동의어로 쓰였다. 신체를 통한 행위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별한 재료 없이 신체적인 교감과 감각을 통해 관람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이었다.
1960년대 신체미술가들이 몸을 도구화했다면, 1970년대 신체미술가들은 신체를 통해 인간의 극한 상황을 표출함으로써 자기 경험을 드러냈다. 특히 개인적인 서사를 바탕으로 ‘정체성’을 표현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가학적이고 극단적인 형태의 작품들도 많이 등장했다.
1980년대에는 페미니스트들을 중심으로 신체미술이 전개되었는데, 이들은 여성 신체에 주목하여 슬롯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고자 했다. 슬롯적 성별의 문제라든지 타자, 욕망 등의 주제를 다루는 신체미술을 선보였다.
“우리의 몸을, 우리의 삶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철학자
1990년대에는 성, 욕망, 신체에 대한 금기를 타파하려는 모습과 함께 과격하고 노골적인 표현 방식을 가진 신체미술 작품이 대거 등장했다. 페미니즘의 영역을 넘어 제3의 신체와 복수의 성 정체성을 새롭게 다루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로서의 신체가 아닌 ‘부분’으로서의 신체를 묘사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키키 스미스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상처입고 파편화된 신체를 표현하면서 신체 배설물까지도 신체의 개념에 편입시키고자 하는 시도들이 나왔다. 아름다운 육체이기를 거부한 채 추악하고 비참한 모습으로 우리를 당혹시킨다. 이는 다음 키워드로 살펴볼 ‘아브젝트’라는 개념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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