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로비에 설치된 테이블과 의자가 있다. S자 모양의 디자인적 요소와 알록달록한 색이 눈길을 끄는데, 현대미술가 리암 길릭(Liam Gillick, 1964-)이 2021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진행하며 로비에 설치한 작품이다.
작가는 왜 전시장이 아닌 ‘로비’에 작품을 설치했을까?
리암 길릭은 어린 시절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미술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고 한다. 미술관이 자신에게 허락된 곳인지조차 확신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로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곤 했다고 하는데, 로비에서는 전시장 안에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도, 또 미술관으로부터 배제되었다는 느낌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작가는 로비라는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꼈기 때문에 이곳에 작품을 설치한 것이다.
리암 길릭에게 로비는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전시 어땠어?”, “내일 뭐 할 거야?”, “뭐 때문에 슬퍼하는 거야?”, “로비에서 만나자!”와 같은 대화들이 오간다. 이처럼 작가에게 로비는 ‘사람들을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전시장 내 녹색 작품 앞에서 만나자”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로비에서 만나자”라고 합니다.”
- 리암 길릭
실제로 로비는 사람들이 통과하거나 잠시 머무르는 부차적인 장소로 기능한다. 작가는 이곳에 작품을 설치함으로써 ‘사이의 공간’을 부각시키고, 이러한 공간이 미술관에 대한 기억과 경험을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길릭은 작품이 전시실에 존재한다는 전통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예술이 늘 우리 주변에 머무른다는 사실을 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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