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 작품 감상 키워드 5

by와이아트



장욱진(1917-1990)은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과 함께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작품은 가족, 나무, 아이, 새 등의 일상적 소재들을 소박하게 표현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특히 아동의 내면과 같은 순수한 시각으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하여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1481259141142635.jpg장욱진, <무제>, 1988. (출처: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장욱진의 작품은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포인트를 알고 있으면 보다 깊은 감상이 가능하다. 눈에 보이는 작품만으로는 한 예술가가 이룩한 과업을 오롯이 이해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작가의 성장 과정에서부터 영향을 받은 예술가와 미술 사조, 그리고 그가 지닌 감수성이나 일상적인 삶까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은 장욱진의 작품세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 키워드 5가지를 함께 짚어보고자 한다.




1. 무위자연(無爲自然)


먼저 장욱진이 화가로서 어떠한 ‘발상’을 했고, 이를 어떠한 ‘방법’으로 구성했는지를 살펴보자. 장욱진의 그림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들을 자세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는데, 대표적 모티프로 1) 까치, 2) 나무, 3) 해외 달이 있다. 장욱진의 작품에 등장하는 ‘까치’는 그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였고, ‘나무’는 그의 온 세상을 품는 우주였다. 또한 ‘해와 달’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영원성의 매개체로서 결국 모든 것이 하나임을 보여주려 한 장욱진의 의지로 나타난다.


1432110670426153.jpg장욱진, <무제>, 1988. (출처: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이 소재들은 ‘자연주의’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묶어볼 수 있다. 자연주의는 도가와 노장사장에서 온 것으로서,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는 사상으로 집약된다. 무위란, 인간의 힘을 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우주만물의 순환 법칙에 의하여 자연히 이루어지는 것을 뜻한다.


장욱진의 작품 속에는 이러한 무위자연의 사상이 깃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타고난 자연주의적인 성품을 작품에 담아 우주와 자연의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노자와 장자가 미(美)의 본질이 우주의 근원에 있고 우주의 근원은 무(無)에 있다고 말한 것처럼, 장욱진의 그림 또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떠날 수 없는 것이다.


1432108659264351.jpg장욱진, <길에서>, 1987. (출처: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이렇게 무위자연의 상징을 지닌 각각의 소재들이 그의 그림 속에서 어떻게 변주되고 얼마나 조형적 완결성을 지니는지 살펴보는 것이 전시 감상의 방법이 될 것이다. 소재는 반복되지만 똑같은 그림은 한 점도 없는 것처럼, 그의 발상과 방법을 다채롭게 살펴볼 수 있다.




2. 음양론(陰陽論)


비슷한 맥락에서 장욱진의 작품세계에는 ‘음양론’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역(周易)』에서 이르길, 만물을 관통하는 보편법칙인 도(道)의 운용원리는 음양(陰陽)에서 비롯된다. 즉, 음양이라는 두 가지 서로 상반된 역량의 상호작용 아래에서 세계가 생성된다는 것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기(氣)가 합쳐 있을 때에는 일(一)의 상태이고, 작용에 따라 둘로 나누게 되면 음양이 되고, 넷으로 나누게 되면 사시(四時)가 되고, 다섯으로 나누면 오행(五行)이 된다."
- 동중서, 『춘추번로(春秋繁露)』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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