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물화 감상법

by와이아트


‘정물화(Still Life)’는 어디에서 왔을까?



과수원에서 따온 사과와 배, 강에서 잡아 줄로 엮은 물고기들, 군데군데 피가 묻은 죽은 새 한 쌍, 정원에서 따 온 호박, 콩이 담긴 바구니...


17세기 중반 네덜란드인들은 이들을 한데 엮은 그림을 ‘정물화’라고 불렀다. 이 단어는 화가들끼리 사용하던 직업적 용어에서 온 것이다. 실제 모델을 앞에 놓고 그린 그림은 ‘레번(leven)’, 과일이나 꽃, 생선처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대상은 ‘스틸레번(stillleven)’이라 불렀는데, 바로 이 스틸레번이 ‘정물화(Still Life)’의 기원이다.


Paul_Cézanne_-_Still_life_with_kettle_-_Google_Art_Project.jpg폴 세잔, <주전자가 있는 정물>, 1867-1869. (출처: 위키피디아)


물론 정물화의 기원은 이보다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간다. 정물화는 역사적으로 두 가지 시발점을 갖는데, 하나는 이집트고,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이다. 이집트에서는 오래 전부터 자손들이 돌아가신 부모에게 경건하게 음식을 바치는 전통이 있었다. 이는 영혼, 즉 카(ka)가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스틸라이프』의 저자 가이 대븐포트는 이를 정물화의 진정한 기원이라고 본다. 즉, 음식 그림이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원시적이고 태곳적인 생각이 정물화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정물이 소재로 자리 잡기 시작한 두 번째 시발점은 이스라엘에 있다. 기원전 8세기 「아모스서」 8장 1~2절에는 이스라엘의 종말이 가까워왔음을 상징하는 문구와 함께 “헛되고 헛되도다,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처럼 정물은 하나님의 자애로움과 자연의 풍요로움을 나타내는 동시에 우리 삶에서 사라지는 것들을 의미한다.


unnamed.jpgPieter Claesz, Vanitas Still Life, 1625. (출처: 구글 아트앤컬쳐)


실제로 정물화의 전통에서는 ‘바니타스(Vanitas)’가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바니타스의 어원인 ‘vanish’는 ‘사라지다, 소멸하다’라는 뜻으로, 인생의 덧없음, 피할 수 없는 죽음 등을 뜻합니다. 해골이나 빈 유리잔, 골동품 등을 그린 정물화를 본 적 있을 것이다. 이처럼 바니타스 정물화는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의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연상시키면서 죽음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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