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문명을 잇는 작가, 임충섭

by와이아트



임충섭(1941-)은 1970년대 초 뉴욕으로 이주한 이후 동서양을 잇는 독창적인 시각언어를 선보이고 있는 작가이다. 주로 일상적 사물을 ‘아상블라주’ 하여 화면에 이색적인 형태로 표현한다. ‘아상블라주’는 프랑스어로 ‘집합·집적’을 의미하는 용어로, 여러 물체를 한데 모아 미술 작품을 제작하는 기법 또는 그 기법으로 만든 작품을 뜻한다. 아상블라주는 여러 가지 조각들을 화면에 붙이는 ‘콜라주(collage)’에서 비롯되었지만, ‘콜라주’가 2차원 평면에서 이루어지는 데 비해 ‘아상블라주’는 3차원 입체 작품의 성격이 강하다.


eef8742a-129f-47c8-9cbb-38730ecc594c.resize_large.jpg임충섭, Untitled –ㅍ, 2020. (출처: 갤러리현대)


임충섭은 1941년 충청북도 진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작가는 1960-70년대 한국의 산업화 과정을 경험한 뒤 1973년 미국으로 이주해 줄곧 이곳에 기반을 두고 작품 활동을 전개해왔다.


50여 년의 세월 동안 미국에서 거주했지만, 그는 자신의 고향인 진천이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작가에게 어린 시절의 기억과 경험, 특히 그 시절 어머니의 죽음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과 갈망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고향에 대한 향수가 작가의 예술적 세계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임충섭의 예술관에 밑바탕이 된 또 다른 요소로는 한국과 미국이라는 두 문화의 접점에 놓이게 된 작가 자신의 상황을 들 수 있다. 매 순간 마주하게 되는 낯선 환경이 그의 현실이었고, 이는 그로 하여금 끊임없이 기존의 관습적 시각과 태도에서 벗어나게 한 요인이 되었다.


choong-sup-lim-scape-@-fossil-1-8-2008.jpeg임충섭, Scape@Fossil 1-8, 2008. (출처: 부산비엔날레)


한국의 예술가들이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미국으로 이주한 것은 대략 1945년 해방 이후라고 볼 수 있다. 특히 1981년 해외 유행 자유화와 함께 미국 이주가 활발해졌는데, 임충섭은 이보다 이른 시기에 이미 미국으로 이주해 활동하면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펼친 작가로 분류된다. 임충섭의 작품 활동 기간은 거의 50여 년에 걸쳐 있고, 그의 작품 경향은 크게 세 시기별로 구분해볼 수 있다.




1973년~1980년대


임충섭이 미국으로 가기 전인 1960년대 중반에서 1970년대 초, 그는 ‘단색화’가 한국미술계에서 주류적 흐름으로 자리하던 시기를 경험했다. 그리고 1973년 미국 뉴욕으로 이주한 뒤에는 미국 미술계를 지배하던 ‘미니멀리즘’를 접했다.


하지만 임충섭은 ‘단색화’나 ‘미니멀리즘’ 같은 주류 미술의 흐름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이러한 흐름에 안착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는 것이다. 작가는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융합되는 미술계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이기 위한 열린 자세를 자신의 예술적 지향점으로 삼았다.


1981_무제-자웅.png임충선, <무제-자웅>,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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