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작가, 손동현

by와이아트



손동현은 지난 20여 년간 한국화와 대중예술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용하는 작품을 선보여 온 작가이다. 작가는 2006년 ‘Pop-Icon’을 한문으로 음차한 ‘파압아익혼(波狎芽益混)’이라는 제목으로 첫 개인전을 열고, 슈퍼맨, 슈렉, 스타워즈 다스 베이더 같은 대중예술 아이콘을 한국화 기법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504426826_3731768900300420_4397340235159560585_n.jpg손동현, <영웅배투만선생상>, 2005. (출처: GALLERY2)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적 초상화 제작의 전제를 뛰어넘으면서도 그 재현 방식으로 가상의 인물을 재현한 것인데, 단순히 전통과 현대를 결합시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재와 가상의 경계가 어려워진 현상을 짚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목을 끌었다.


이처럼 손동현은 대중문화 속 이미지를 전통적인 동양화의 형식, 사조, 기법, 재료를 활용하여 그려내는 작업을 해왔다. 할리우드 영화나 만화 영화의 가상 캐릭터를 장지 위에 동양화 재료를 사용해 묘사하고, 마이클 잭슨과 같은 대중문화 스타를 전통 초상화 형식으로 화면에 담아낸 모습이다.


503391355_3731768890300421_5193980456523163260_n.jpg손동현, <영웅수퍼만선생상>, 2007.


손동현의 초상화는 전통 초상화의 중심이 되는 전신사조(傳神寫照) 개념을 담고 있다. 전신사조는 동양화, 특히 초상화에서 외형의 사실적 묘사(사조)를 넘어 대상의 내면적인 정신과 인격(전신)까지 화폭에 담아내는 핵심 화론이다. 단순히 겉모습만 닮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고매한 인격과 기개까지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작가는 전신사조를 실현하기 위해 가상의 대상을 관찰하고 조사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존재의 내면을 어떻게 추적해야 할까? 실제 인물이라면 내면이라는 게 존재할 테지만, 가상의 인물에게 내면이란 무엇일까?


“가상 존재의 초상은 그렇게 한 시대의 초상이 된다.”
- 이문정·미술평론가


왕의 초상.png손동현, <왕의 초상 (40 One More Chance)>, 2008. (출처: 서울시립미술관)


완전히 가상의 인물은 아니지만, 대중문화 스타인 마이클 잭슨을 그린 그림 또한 실재와 가상의 관계를 추적한다. 손동현은 대중문화에서 가장 다채로운 삶과 다면적 이미지를 지닌 인물로 마이클 잭슨을 떠올렸고, 그를 주제로 선택했다. 제목은 ‘팝의 황제(King of Pop)’라는 잭슨의 대표적 별칭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빗 잇.png손동현, <왕의 초상(빗 잇)>, 2008.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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