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이해하지 못한 결말도 좋은 결말일까

by김동은WhtDrgon

이해하기 어려운 결말 Gainax Ending:

이야기가 끝났는데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쉽게 설명할 수 없다. 사건의 해답과 인물의 감정이 서로 다른 속도로 마무리되는 순간에 주목한다.


23_다시 보이는 필름_오브제아트_초현실주의_정물의낯선조합_유리·셀룰로이드·무광석재_낮은사선정물.png23_다시 보이는 필름_오브제아트_초현실주의_정물의낯선조합_유리·셀룰로이드·무광석재_낮은사선정물


무엇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것과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다르다

〈신세기 에반게리온〉 TV판의 마지막에는 신지가 박수를 받는다. 거대한 생명체와 싸우던 소년이 어떻게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묻는 장면들 끝에 여러 인물이 그를 축하한다. 그런데 전투의 결과와 세계의 상태를 확인하려던 관객에게는 이 축하가 사건의 결산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신지는 한 고비를 넘은 듯한데, 바깥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여전히 정리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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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두 가지 끝맺음이 겹쳐 있다. 한쪽에서는 한 소년이 자신을 미워하던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생겼다. 다른 쪽에서는 세계를 위협하던 사건의 경과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한쪽에 감동했다고 해서 다른 쪽의 의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TV Tropes의 ‘Gainax Ending’은 이처럼 설명하기 어려운 결말을 묶는 이름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와, 연결은 있지만 해석하기가 몹시 어려운 경우가 함께 들어간다. 따라서 이 이름만으로 작품이 깊은지 엉성한지를 판정할 수는 없다. 어떤 약속을 지켰고 어떤 질문을 남겼는지 따져야 한다.


사건을 끝내는 대신 마음속으로 들어갈 때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마지막 두 화에서는 인물의 목소리, 문자, 생략된 공간, 서로 다른 모습의 신지가 등장한다. 이 장면들은 전투가 벌어진 장소를 차례로 따라가는 방식과 다르다. 신지가 자신을 어떻게 보고,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본다고 생각하는지가 화면의 중심으로 옮겨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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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궁금해하는 바깥의 사정과 인물이 견디기 어려워하는 안쪽의 사정이 어긋난 셈이다. 신지가 자기 존재를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변화는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그 변화만으로 앞서 제시된 조직의 계획과 세계의 운명을 모두 설명했다고 할 수는 없다. 이 두 판단은 함께 성립한다.


이때 추상적인 화면을 보았다는 이유만으로 제작 사정을 단정하는 것은 섣부르다.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사건을 얼마나 보여 주었는지다. 그 선택이 왜 이루어졌는지는 별도의 근거가 필요하다. 결말을 평가할 때도 결과에 대한 감상과 제작 과정에 대한 추측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


TV판의 끝과 1997년 극장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끝도 구별해야 한다. 같은 인물과 큰 사건을 다룬다고 해서 두 작품의 마지막 장면이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어느 판본에서 무엇을 보았는지를 먼저 정해야 ‘설명이 부족하다’는 말도 구체적인 비평이 된다.


마지막 이미지가 앞의 이야기를 다시 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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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메제웍스 CEO. 배니월드,BTS월드, 세계관제작자. '현명한NFT투자자' 저자. 본질은 환상문학-RPG-PC-모바일-쇼엔터-시네마틱-게임-문화를 바라보는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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