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나도 보통 사람만큼만 하자!
오늘 폭발했다. 언제 돌아가셔도 이상하지 않는 어머님은 유독 꽃에 완전히 심취해 있다. 격한 표현을 쓰자면 미쳐 있다.
5일장인 하단장마다 매번 5만 원 이상 꽃 사는 것을 1년 넘게 보아온 상인들은 별로 이젠 이상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산 중턱에 비교적 싼 집이고 넓은 마당이 있는 50여 년 된 우리 집에서 어머님의 유일한 낙이고, 내가 그나마 유일하게 해 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계속된 하단장의 어머님과의 외출은 뜻밖에 내가 효자인 줄 사람들은 얘기한다. 적어도 인정하고 있음은 한 번 오면 아실 거다. 그게 자랑할 것도 아니고 뭐가 될 것도 아닌지만 적어도 어머니 앞에서는 냉정하지만 따뜻한 효자로 날 만들었다.
하지만, 오늘 같은 날이 되면 나도 미친다. 어머니의 소유욕과 과시욕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늘어가고, 아예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고 아버님이 돌아가신 이 후로는 무조건 꽃이다.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건 정도가 지나치다. 화분 1~2개만 들고, 거기에 장바구니를 들며 한 손에 버티고, 어머님 손을 잡고 산 중턱까지 오르면 난 PT 받은 것보다 더 힘든 오른손의 고통에서 한동안 숨도 쉬지 못한다. 그나마 헬스하고 나서 버틸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무게를 넘게 어머님의 욕심을 부리면, 난 아마 지금처럼 미쳐버려 어머님께 장터에서 고함지른다. 물론 나중에 엄청 후회하면서 언제나 어머님의 마지막 이별을 생각한다. 큰 형은 아예 자기 좋아하는 것을 사 오지 않으면 방에서 전혀 나오지 않는다.
효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된다. 지나 20 여 년간 난 누구보다 쪽 팔리지 않게 돌아가신 아버님과 어머님을 모셨다. 거기에 정신분열증에 장애인인 큰 형을!
처음부터 사람과의 싸움이 아니었다. 날 이렇게 내벼려 둔 내 운명과 신에 대한 원망으로 살아왔고, 그래서 곧 정리할 생각이다. 나 또한 지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