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지나가는 나라

환율의 출렁임, 한국 경제는?

by임효진

증권사에서 주가를 보는 것을 처음 배울 때 지점장님께서 한 말씀이 기억난다. 우리나라는 무조건 환율부터 봐야 해! 그 이유는 다들 잘 아시겠지만, 1999년 당시는 더욱 그랬다. 그리고 현재 원/달러 환율이 1,500선을 넘나들 때, 사람들은 불안해지고, 정부는 적어도 구두 개입이라도 할 모양이다. 외환 당국이 주시한다고!


정작 중요한 질문은 왜 한국 원화는 이렇게 쉽게 흔들리는가?


답은 간단하다. 달러가 우리나라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팔고 나갈 때, 그들은 원화를 달러로 바꿔 나간다. 이 순간 원화 매도와 달러 매수의 압력은 한꺼번에 터진다. 이것 자체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문제는 이 충격을 완충해 줄 달러가 국내에 없다는 것이다. 이 이탈은 비단 증시의 문제인 동시에 외환시장의 문제로 연결된다. 주가가 내려가면 외국인은 팔고, 팔면 원화가 약해지고 이는 남은 외국인도 불안해진다. 마치 지금의 포모처럼... 악순환이다.


근데, 지금 우리는 수출이 잘 된다. 수백억 달러가 매년 해외에서 벌리는 상황에서 그 돈은 우리나라에 오지 않는다. 수출 대기업들은 환전하지 않고 현지 재투자나 해외 법인 운영에 쓴다. 국내로 송금해 원화로 바꿀 이유가 없다. 환전 수수료에 국내 투자가 매력적이지 못하다. 한국은 수출 강국이지만, 그 수출의 과실은 한국에 없다.


이제 개인들도 가세다. 미국 주식의 직접 투자하는 서학 개미는 원화를 달러로 바꿔 미 증시에 보낸다. 그 결과 국내 달러 유동성은 더 취약해진다. 대기업도, 개인도... 외환시장에 남는 게 없다.


그렇다고 내수 시장은 구조적 한계에 있다. 자영업 비중이 높고, 세계 최고의 가계 부채, 소비 여력은 없고 산업 구조마저 수출 중심으로 설계된 한국 경제, 내수가 외부 충격을 흡수하지 못한다. 결국 환율의 취약성은 한국 경제 구조의 취약성을 반영한다. 즉 경제가 나쁘기 때문이 아닌 달러를 붙잡아 둘 구조 자체가 없다.


한국 경제는 취약하다. 그리고 환율은 그 취약함이 가장 잘 드러나는 순간이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주체적인 대상 자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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