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와 자연스런 거리 두기

아버지의 기일을 맞이하며

by임효진

난 멍청해서 솔직한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다. 그래서 상처도 많이 받는다. 이것은 아마 소심한 성격의 사람은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가끔씩 연락하다가 어느날부터 끊기는 경우가 있는데, 난 계속 바빠서 그렇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느꼈는데, 그것이 자연스런 거리 두기라는 것을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아버님이 작년 이 날 돌아가셨을 때 인 것 같다.

부고 문자를 보냈을 때 친하다고 생각되었던 친구에게는 아무런 연락이 없고, 그런대로 알고만 지냈다는 지인들이 오기도 하고, 나도 종잡을 수가 없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가까이는 친구부터 멀리서는 지인들까지 모두 자연스런 거리 두기를 하는 것 같다. 그 거리는 상대적이겠지만, 어느 정도의 간격 차이만 있을 뿐, 모두에게 일정한 거리감을 가지고 있다. 나 또한 그러하다. 이제 오늘 1년이 지나 아버지 기일이었다, 추모공원에 다녀와서 이런 저런 생각하니 친함과 아님은 별 차이가 없고 내 생각과는 상관없이 그들의 판단과 잣대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뼈저리게 느낀다. 어제 전화해준 친구들에게 고맙고, 장례식 때 오지 않은 나의 절친으로 느꼈던 연락없는 친구에게 안녕을 고해야겠다. 모두가 이렇게 사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쓸쓸히 기일을 지나 내일부터 또 살아야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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