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럴의 순간에 답하는 브랜드, 그 순간의 앞뒤를 읽는 브랜드
브랜드가 자기 제품이 등장한 영상을 발견하는 일은 이제 흔합니다. 담당자가 알림을 받고, 조회수를 확인하고, 감사의 뜻을 담아 제품을 보냅니다. 대부분 여기서 끝납니다. 잘못된 대응은 아닙니다. 다만 이 흐름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브랜드가 던지는 질문이 "우리 제품이 어디에 나왔지?"에서 시작해 "우리 제품을 얼마나 줄까?"로 끝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같은 상황에서 다른 질문을 던진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화면 안의 제품이 아니라 화면 밖의 사람을 먼저 본 경우입니다. 이번 FanCase는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된 농심 '바나나킥 아기' 사례를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그리고 오션스프레이(Ocean Spray), 자프스(Zapp's), 델타(Delta), 노스텍사스대학교(University of North Texas) 네 사례와 나란히 놓아 보려 합니다. 비교의 기준은 보상의 크기가 아닙니다. 브랜드가 그 장면의 어느 시점을 바라봤는가입니다.
농심 스낵마케팅팀 주임은 출근길에 짧은 영상 하나를 봤습니다. 생후 12개월 아기가 바나나킥을 집으려다 엄마의 제지에 멈칫하고, 머쓱하게 뒤통수를 긁는 장면이었습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조회 수가 아니었습니다. 광고도 연출도 없이 아이가 과자를 좋아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는 점이었다고 그는 말합니다. 아이의 마음이 꾸밈없이 보여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 대목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농심은 아기를 봤습니다. 과자 몇 상자를 보내는 대신 오래 기억될 선물을 하고 싶었다고 했고, 받았을 때 '내 과자'라고 느끼게 하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아기 키 80cm보다 큰 봉지를 제작했습니다. 기존 봉지를 단순히 확대한 것이 아닙니다. '바나나킥 베이비'라는 문구를 넣고 캐릭터 자리에 아기 얼굴을 앉혔습니다. SNS 게시나 촬영 같은 조건도 걸지 않았습니다. 연락부터 전달까지 한 달이 걸렸습니다.
결과도 따라왔습니다. 농심 집계에 따르면 바나나킥 검색량은 평소보다 최대 325% 늘었습니다. 첫 영상은 2670만 회를 넘겼습니다. 빠르고 따뜻한 대응이었고, 사실 대부분의 브랜드가 하지 못하는 일입니다.
이 장면은 낯설지 않습니다. 2024년 5월, 삼양라운드스퀘어가 이미 비슷한 답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생일 선물로 까르보불닭볶음면을 받고 눈물을 터뜨린 미국 소녀 아달린 소피아(Adalynn Sophia)의 영상이 화제가 됐을 때였습니다. 삼양은 그가 사는 텍사스 샌안토니오까지 관계자를 파견했습니다. 제품 포장 색으로 꾸민 핑크 밴을 몰고 갔고, 마스코트 '호치' 인형탈을 세웠고, 뒷마당에 깜짝 파티를 준비했습니다. 제품은 150박스, 낱개로 약 1000개였습니다.
규모만 보면 농심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구조는 같습니다. 우리 제품이 등장했으니 우리 제품을 준다, 다만 더 많이 그리고 더 화려하게. 두 사례가 던진 질문은 결국 하나였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삼양이 이 이벤트에 붙인 이름입니다. '역조공'이었습니다. 연예인이 팬에게 선물을 보내는 아이돌 팬덤 문화에서 가져온 말입니다. 팬덤의 언어를 브랜드가 먼저 꺼내 쓴 셈인데, 그 언어가 가리킨 방향은 여전히 '더 많이 주기'였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기준은 보상의 크기가 될 수 없습니다. 농심과 삼양이 바라본 것은 그 순간의 아기였습니다. 이제 살펴볼 브랜드들은 그 순간이 만들어진 이유를 돌아보거나, 그 순간 이후를 상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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