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 팬을 서사의 주인공으로 -FanCase18

팬덤의 언어로 말한다는 것

by박찬우
첫 번째 '팬 라이프' 캠페인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팬들이 광고물을 벽에서 떼어내 집으로 가져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우리는 확신했죠. 우리가 진짜 무언가를 찾아냈다고.


스포티파이 마케팅 및 파트너십 부문 부사장 마크 하잔(Marc Hazan)이 2025년 8월, '팬 라이프(Fan Life)' 캠페인 2차를 발표하며 꺼낸 말입니다. 성과 보고가 아니었습니다. 팬들이 브랜드 서사 속에서 자신을 발견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증언이었죠. 광고를 훔쳐 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간 것입니다.


잠깐, 여러분은 어떤 광고 앞에서 멈춰 선 적이 있으신가요? 그것도 모르는 브랜드가 아닌, 자신이 매일 쓰는 서비스의 광고 앞에서요. 스포티파이 팬들은 멈추는 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뜯어 갔습니다. 이 장면은 지금 마케팅이 직면한 구조적 전환을 하나의 이미지로 압축합니다.


바이럴이 죽고 팬덤이 남는 이유


마케터라면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해봤을 겁니다. '왜 그렇게 공들여 만든 콘텐츠가 이틀 만에 사라질까?' 바이럴은 48시간 동안 피드를 장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관계나 비즈니스 가치로 전환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2026년에 이르러 이 사실은 더 이상 논쟁거리가 아닙니다.


주의력이 파편화되고 알고리즘에 의한 발견이 불확실해진 환경에서, 단순히 눈에 띄는 것은 생존 전략이 되지 못합니다. 오늘의 소비자는 조작된 화제성을 본능적으로 감지하며, 그것에 피로를 느낍니다. 과거의 마케팅이 불특정 다수에게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도달(Reach)'에 집중했다면, 지금의 전략적 핵심은 팬을 브랜드 서사의 중심에 배치하여 정서적 소유권을 창출하는 것으로 이동했습니다. 성공 지표도 달라졌습니다. 노출 수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남았는가(Retention)로, 얼마나 깊게 참여하는가(Engagement)로.


이 변화를 먼저 읽은 곳들이 있습니다.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이 직접적인 팬 소통 도구와 독점 콘텐츠 기능을 강화하고, 위버스(Weverse)가 스스로를 '글로벌 팬덤 라이프 플랫폼'으로 정의하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팬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는 서사적 무대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 지금 브랜드에게 요구되는 역할입니다. 스포티파이(Spotify) '팬 라이프(Fan Life)'는 그 요구에 대한 가장 정교한 응답 중 하나입니다.


1차와 2차 Fan Life 캠페인 사이에서 일어난 일


'팬 라이프'는 2025년 4월,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옥외광고 캠페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채플 로안(Chappell Roan), 도에치(Doechii), 오아시스(Oasis),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 로살리아(ROSALÍA), 세븐틴(SEVENTEEN), 턴스타일(Turnstile). 7개 아티스트의 팬덤이 주인공이었습니다.


광고에 등장한 것은 서비스의 기능도, 아티스트의 얼굴도 아니었습니다. 채플 로안 팬들의 핑크 카우보이 모자, 오아시스 팬들의 1990년대식 모드(Mod) 헤어컷,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데뷔 앨범 커버를 재현한 스티커들. 팬덤 안에서만 읽히는 언어들이 런던 지하철, 뉴욕, LA의 빌보드를 가득 채웠습니다.


결과는 예상을 벗어났습니다. 팬들이 광고판 앞에서 사진을 찍는 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포스터를 직접 뜯어서 가져갔습니다. 빌보드 광고가 팬덤의 굿즈가 된 것입니다. 스포티파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같은 해 8월, 2차 캠페인은 영화가 되었습니다. 배드 버니(Bad Bunny), 찰리 엑스씨엑스(Charli XCX), 릴 우지 버트(Lil Uzi Vert), 레즈(Rezz), 슬립 토큰(Sleep Token), 메건 모로니(Megan Moroney), 핏불(Pitbull). 7개 팬덤을 담은 단편 영화 7편이 공개되었습니다.


마크 하잔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팬덤을 가장 날것 그대로 담고 싶었습니다. 옷은 팬들의 옷장에서 꺼냈고, 음악은 그들이 실제로 사랑하는 음악이며, 에너지는 매일 이렇게 살아가는 팬들에게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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