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샤크66 챌린지, 습관이 브랜드 자산이 되는 66일의 설계
고객들에게 자신의 브랜드와 연관한 습관을 만드는 경험을 며칠째 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그러다 YES24의 사례 분석에서 언급했던 짐샤크의 짐샤크66 챌린지를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에 다시 짐샤크의 이야기를 들고 왔습니다.
>> YES24 리딩런의 사례를 비교해서 보시고 싶으시다면
이전 <FanCase 15 - 옷이 아니라 참여의 구조를 판 짐샤크> 편에서는 짐샤크가 어떻게 팬덤을 설계했는지에 대한 관점으로 살펴봤습니다. 이번 <떠오르다!>는 짐샤크의 FanCase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려고 합니다.
>> <옷이 아니라 참여의 구조를 판 짐샤크> 편을 못 보셨다면
Gymshark66이라는 챌린지가 정확히 어떤 골격으로 작동하는지, 어떤 일정에 어떤 의무가 부과되는지,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실패'로 정의되는지, 그리고 이 모델을 벤치마크해서 자신의 챌린지를 기획하려면 무엇을 점검해야 하는지 — 이 모두를 분해해보려고 합니다.
매년 1월 1일이 되면 영국의 짐샤크는 새해 광고를 내보내지 않습니다. 대신 사람들의 매일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것도 무려 66일 동안. 짐샤크(Gymshark)가 운영하는 Gymshark66 챌린지 이야기입니다.
작동 방식만 보면 의외로 단순합니다. 참가자들은 'Mind(정신)·Movement(움직임)·Nutrition(영양)' 세 가지 영역에서 각자 작은 습관 세 개를 고릅니다. 매일 30분 산바카라이어도 좋고, 10분 명상이나 바카라 10페이지 읽기여도 됩니다. 짐샤크의 트레이닝 앱은 무료로 운동 프로그램과 습관 트래커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자신의 여정을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gymshark66 해시태그로 공유합니다.
그런데 평범해 보이는 이 캠페인의 결과는 평범하지 않습니다. #gymshark66 해시태그는 인스타그램에서 누적 1억 1천만 건이 넘는 게시물을, 틱톡에서는 6,570만 건의 인게이지먼트를 만들어냈습니다. 광고비 수십억을 쏟아부어도 만들어내기 어려운 규모의 콘텐츠를 짐샤크는 광고비 한 푼 없이 매년 자발적으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짚어둘 것이 있습니다. '66일'이라는 숫자는 짐샤크가 임의로 고른 것이 아닙니다. 2009년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UCL)의 필리파 랠리(Phillippa Lally)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서, 새로운 행동이 자동화된 습관으로 정착하는 데 평균 66일이 걸린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만 정직하게 말하면, 실제 범위는 18일에서 254일까지 매우 넓었고, 랠리 박사 본인도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숫자로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66일'은 마법의 숫자가 아니라, 통계적 평균을 마케팅에 빌려온 상징적 약속에 가깝습니다. 254일은 너무 멀고 18일은 너무 짧습니다. 66일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에 한 번 걸어볼 만한 거리감을 가집니다.
또 하나, 이 챌린지는 진공 상태에서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Gymshark66이 자리 잡기 전 피트니스 챌린지의 주류는 미국 사업가 앤디 프리셀라(Andy Frisella)가 만든 '75 Hard'였습니다. 매일 두 번의 45분 운동, 1갤런의 물, 정해진 식단, 바카라 10페이지 읽기, 진행 사진 촬영을 모두 완수해야 하고, 단 하루라도 어기면 즉시 1일 차로 돌아갑니다. 군대식 규율이 챌린지의 미학이었습니다.
Gymshark66은 정확히 그 반대편에 자기 자리를 잡았습니다. 같은 카테고리에서 정반대의 가치를 내건 셈인데, 이 차이가 챌린지 설계의 출발점입니다. 75 Hard가 강한 사람을 골라낸다면, Gymshark66은 평범한 사람을 환영합니다. 75 Hard가 실패를 처벌한다면, Gymshark66은 다음 날을 기다려줍니다. 이 차이가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1.1억 개의 게시물과 0개의 게시물을 가르는 분기점이 됩니다.
Gymshark66을 처음 접하면 사람들은 흔히 한 가지 캠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약관과 운영 안내문을 자세히 읽어보면 이 챌린지 안에는 명확하게 분리된 두 개의 트랙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 분리가 Gymshark66의 가장 결정적인 설계입니다.
트레이닝 앱을 다운받고 세 가지 일일 습관을 골라 66일 동안 체크하는 사용자들의 트랙입니다. SNS 활동은 의무가 아닙니다. 짐샤크 공식 안내문은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SNS에 자신의 여정을 게시할 필요가 전혀 없다(however, we love to see your progress, so posting is still encouraged!)"고 명시합니다. 이들에게는 상금도, 트로피도 없습니다. 짐샤크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평생 갈 긍정적 습관을 만드는 것 — 우리에게 이건 충분히 큰 승리"라는 것이 보상의 전부입니다.
같은 챌린지에 참가하되, 자신의 여정을 인스타그램·틱톡·X(트위터)의 메인 피드에 공개적으로 기록하는 사용자들의 트랙입니다. 이쪽은 약관의 적용을 받습니다. 18세 이상이어야 하고, 매주 최소 1회 메인 피드에 포스팅해야 하며, @Gymshark 태그와 #gymshark66 해시태그가 들어가야 합니다. 우승자에게는 매우 구체적인 보상 패키지가 기다립니다.
이 분리가 왜 영리할까요. 짐샤크는 한 캠페인 안에 두 개의 인센티브 구조를 동시에 작동시키고 있습니다. 비경쟁 트랙의 사용자는 자신을 위해 앱을 켜고, 그 행동 자체가 짐샤크의 일상 점유율이 됩니다. 경쟁 트랙의 사용자는 짐샤크 애슬릿이 되기 위해 자신의 진짜 일상을 매주 공개적으로 기록하고, 그 기록이 짐샤크의 콘텐츠 자산이 됩니다. 한쪽 트랙은 깊이를, 다른 트랙은 넓이를 만듭니다. 두 트랙이 합쳐지면 1.1억 게시물이 됩니다.
브랜드가 챌린지를 기획할 때 가장 자주 놓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우리는 흔히 SNS 인증을 의무로 만들거나, 반대로 사용자 자율에만 맡기는 단일 트랙으로 설계합니다. 짐샤크의 구조는 그 중간이 아닙니다. 두 트랙을 명확하게 분리하고, 각 트랙에 다른 약속을 합니다. 한쪽에는 "당신만을 위한 변화"를, 다른 쪽에는 "당신을 위한 무대"를 약속하는 셈입니다.
이 챌린지의 두 번째 핵심 설계는 '무엇을 할 것인가'는 사용자에게 위임하되, '어떤 영역에서 할 것인가'는 브랜드가 통제한다는 점입니다. 사용자는 세 가지 일일 습관을 고르되, 그 습관들은 다음 세 가지 영역 중 어딘가에 속해야 합니다.
Movement(움직임) — 헬스장에서의 30분 운동, 매일 1만 보 걷기, 30분 산바카라, 가동성 운동, 좋아하는 스포츠. 이 영역에 들어오는 행동의 핵심은 '움직임의 일상화'이지 '강도'가 아닙니다.
Mind(정신) — 10분 명상, 바카라 10페이지 읽기, 감사 일기 쓰기, 매일 야외에서 시간 보내기. 신체적 변화만큼 정신적 회복탄력성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챌린지의 일부로 심어두는 영역입니다.
Nutrition(영양) — 물 한 잔 더 마시기, 단백질 섭취량 늘리기, 가공 간식 끊기, 알코올 줄이기. 극단적 다이어트가 아니라 '인식'의 변화를 유도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짐샤크가 세 영역에서 각각 하나씩 골라야 한다고 강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공식 FAQ는 "당신의 일일 습관은 세 카테고리 중 어디에 속해도 됩니다."라고 명시합니다. 세 가지를 모두 운동으로 채워도 되고, 모두 정신적 영역으로 채워도 됩니다.
이 미세한 차이가 중요합니다. 사용자에게 자율성을 주되, 그 자율성이 표류하지 않도록 영역의 울타리는 친다. 행동심리학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너무 자유로운 선택은 결정 마비를 부르고, 너무 좁은 선택은 거부감을 부릅니다. 짐샤크는 그 사이에서 정확한 위치를 잡았습니다. '어디서 무엇을 할지 막막한' 사람에게는 세 영역이 친절한 가이드가 되고, '내 식대로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영역만 지키면 자유롭게 골라도 된다는 여백이 됩니다.
또 하나 짚어둘 디테일이 있습니다. 앱에서 세 가지 습관을 등록하는 행위 자체가 의무가 아니라 권장 사항이라는 점입니다. 공식 FAQ는 "앱에서 세 가지 습관을 고르는 것은 선택사항입니다."라고 말하면서도 "긍정적 변화에 집중하기 위해 매우 권장합니다."라고 덧붙입니다. 즉 의무화하지 않으면서도 행동을 유도하는,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넛지(nudge)' 구조입니다.
챌린지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사용자가 매일 돌아올 디지털 거점이 있어야 합니다. 짐샤크의 거점은 무료 트레이닝 앱(Gymshark Training App)입니다. 이 앱의 구체적인 사양을 보면 짐샤크가 챌린지를 위해 얼마나 정밀하게 인프라를 깔아 두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100% 무료, 광고 없음, 인앱 결제 없음. 이는 짐샤크의 단호한 선언입니다. 트레이닝 앱은 직접적인 매출원이 아니라 브랜드와 사용자의 일상 접점을 매일 유지하는 인프라이기 때문입니다.
짐샤크 애슬릿과 PT가 직접 설계한 450개 이상의 무료 운동 프로그램, 700개 이상의 운동 시연 영상이 들어 있습니다. 초보자가 챌린지를 시작할 때 가장 큰 장벽인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마비를 정면으로 해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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