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동물의 안부가 궁금해지는 순간, 팬덤은 시작됩니다
동물에게 팬이 생기는 일은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2023년 3월 서울어린이대공원을 탈출한 얼룩말 '세로'는 홀로 지냈다는 사연이 알려지며 응원을 받았고, 2024년 4월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날 때는 6,000여 명이 에버랜드를 찾았습니다. 올해 4월 대전 오월드를 탈출한 늑대 '늑구'도 9일간 수색이 이어지는 동안 공포보다 응원의 대상이 됐습니다. 판다에서 얼룩말과 늑대까지, 사람들이 마음을 주는 동물의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귀여운 외모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관심입니다. 이번에는 부산 북항에 나타난 상어가 그 대상이 됐습니다.
전 상어 하면 여지없이 떠오르는 것이 영화 <죠스>입니다. 어린 시절 한동안 바다에 몸 담그는 것을 두렵게 만든 장본인이었죠.
그런데 부산에 등장한 상어는 '부캉이'라는 이름도 있습니다. 9월 18일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발견됐으며, 몸길이 약 3.5m의 무태상어로 추정됩니다. 9월 19일부터 28일 오후 6시까지 공원 누적 방문객은 60만 명을 넘었습니다. 물론 방문객 수가 곧 팬의 수는 아닙니다. 그래도 상어 한 마리가 수십만 명의 일정을 바꿔놓았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보통 상어가 나타났다고 하면 가까이 가지 말라는 안내부터 떠올립니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모습을 찾아보고, 목격 소식을 나누고, 무사하기를 바랍니다. 피하고 싶은 동물이 안부가 궁금한 존재가 된 것입니다.
물속에서 마주치는 상어와 난간 너머로 보는 상어는 같은 감정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롤러코스터나 공포영화를 떠올리면 쉽습니다. 무섭지만 안전하다고 느끼면, 그 무서움이 오히려 재미가 됩니다. 부캉이도 처음에는 그렇게 눈길을 끌었을 수 있습니다. 상어라는 위험한 이미지가 사람들을 불러 모은 것입니다.
물론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과 실제로 안전한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현장에는 안전요원 150명이 배치됐고, 매일 저녁 6시부터 아침 6시까지는 수로 주변 출입이 통제됩니다.
신기한 구경거리가 계속 마음이 가는 존재가 되려면 한 단계가 더 필요합니다. 저는 그 전환을 '상어'가 '부캉이'가 되는 순간에서 찾습니다. 부캉이는 공원을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이 '북항이'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입니다. 사람들은 이 이름을 받아들여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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