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관찰일지

와플스쿨

by김와플

〈주나의 관찰일지〉


기록에는 묘한 힘이 있다.


그 순간에는 중요하지 않아 보였던 것도, 시간이 지나 다시 읽으면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나는 기억보다 기록을 조금 더 믿는 편이다.


기억은 생각보다 쉽게 변한다.


처음에는 분명 낯설었던 것도 몇 번 반복되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진 것은 곧 당연한 것이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것이 처음부터 그랬다고 믿게 된다.


사람의 마음이 원래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이곳이 특별히 그런 곳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서 적는다.


무언가를 밝혀내기 위해서도 아니고, 누군가를 의심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저 오늘의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를 내일의 나에게 남겨두기 위해서.


언젠가 지금의 생각이 우스워질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 모든 것에 익숙해진 내가 이 기록을 펼쳐 보고, 괜한 걱정을 했다며 웃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반대라면?


어느 날 내가 이곳의 모든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는데, 과거의 기록 속에 전혀 다른 내가 남아 있다면.


그때 나는 어느 쪽을 믿어야 할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일까.


아니면 그때의 나일까.


아직 답은 없다.


그래도 한 가지는 정했다.


당연해지는 것들을 기록해 두기로.


사라지는 건 언제나,

기억보다 먼저 의심일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