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자아의 목소리

굳이

byUbermensch






아침에 귀를 찌르는 요란하고 폭력적인 멜로디에 눈을 뜨고 황급히 모닝콜 알람을 끕니다. 동시에 불과 수 시간 전 통제하지 못했던, 내 또 다른 자아의 만행이 떠오릅니다. 뭐라고 지껄인 거지. 파편적 기억 속 파편이 나부낍니다. 취했으면 곱게 쓰러져 쳐 잘 것이지 손가락을 뭐한다고 나불거린 것인지. 전날의 흔적을 급히 확인합니다. 비명을 지르고 싶고 모른 척 없었던 일로 삭제해버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깔끔히 회수할 수가 없습니다. 이미 지난밤 잠 못 이루던 누군가들이 누군가의 민낯에 감응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수치의 전시와 결과물 또한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기 때문입니다.


흐린 초점으로 과오를 바라봅니다. 애쓴 통제를 뚫고 기어코 삐져나온 자아가 질러댄 비명을 봅니다. 수치심이 치밉니다. 그러나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습니다. 목격자가 발생했습니다. 그 또한 나의 일부입니다. 억압해왔던 나의 못난 얼굴입니다. 고개를 들기 어렵습니다. 정돈된 모습만 전시하고 싶었습니다. 결국 그렇지 못했습니다. 내색이란 미필적 고의를 가진 호소이자 구걸이며 약자의 문법입니다. 그러나 나는 밀폐에 때로 실패합니다. 한심합니다. 자체적으로 발생한 무엇으로 자신을 초과한 영역을 오염하지 말아야 합니다. 세상은 애초에 매캐하기 때문입니다. 오염물은 스스로 처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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