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오의 마음

부끄러움을 느끼는 마음이 귀한

by이숲오 eSOOPo
수오羞惡


부끄러움과 수줍음이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양심이나 정도를 지키는 것이 나약함으로 치부되는


어떤 부족들에게는 사라져 흔적도 가물가물해진 꼬리뼈에 가까워진 정서이자 감정


부끄러움도 훈련해야하는

수줍음도 단련해야하는 슬픈 시절을 산다


그 안에는 이타성과 공동체와 공감하는 힘이 있다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란 말이 동전보다 드물고 하찮아진


누구의 아쉬운 도움도 부축도 필요없는 천박한 자본주의에서 적당히 견딜만 하니까 더 서글픈


시니어들은 차고 넘쳐도 어른들은 귀하디 귀한


이또한 수오지심을 아래로 전해주고 지니지 않은


나는 여전히 부끄럽고 수줍을래요


글을 쓰면서 내가 놓치는 언어들에 대해 부끄럽고


길을 걸으며 발 밑 풀꽃들의 이름을 몰라 수줍은


이렇게 모르고도 타인을 이겨먹겠다고 발버둥치는 나자신이 부끄럽고 수줍어 미칠 것 같은


어쩌면 그 수오의 마음을 되새기고 되씹고 되감고 되뇌이기 위해 오늘도 글을 쓰는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