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게도 후회를 항상 재활용으로 분리한다
이미 결정한 것들에는 왜 이토록 후회의 분진들이 묻어 있을까
아무리 소매로 닦고 침을 발라 문질러도 쉬 사라지지 않고
더 못나게 번지고 추한 얼룩이 진다
마감에 쫓기어
상황에 떠밀려
욕심이 목을 조르고 과도한 계산이 안다리를 건다
시간은 언제나 나보다 현명하고 지혜로웠으므로
그것이 속삭이는 비밀을 듣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제 발에 걸려 넘어진다
후회는 그 생채기의 수치스러운 흉터
후회를 한없이 생산하다 못해 그것을 짊어지고 끙끙대는 어리석은 꾸러기가 된다
자타가 공증하는 후회 꾸러기가 되고 만다
좋아도 더 좋은 것에 침 흘리고
나빠도 더 나쁜 것에 눈 흘기는
후회가 제일 쉬웠어요
수은도 아니면서 한번 품은 후회는 몸 밖으로 밀어내지 못한다
다른 것들은 쉽게 폐기하면서 후회는 리사이클링을 생활화한다
후회는 하다 하다 어쩔 수 없을 때 가장 마지막에 하라고 국어사전에도 끝 장에 넣었을 텐데 나는 기어이 맨 앞으로 끌어다 잘도 쓴다
후회를 구괴처럼 애용한다
후회로 경연이라도 펼친다면 어떤 체급에서도 휩쓸 자신이 있다
정상에 올라 후회의 다채로움을 설파하고 후회의 리듬이나 후회로 삶을 토핑하는 방법까지 전수할
후회로 일상을 회 뜨는 비법도 공개할 의향이 있다
(공개하는 즉시 배꼽을 치고 땅을 꼬집으며 후회할 것이 분명하겠지만)
후회는 나의 힘
이렇게 글을 마무리하는 내 모습이 창으로 후회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