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권 ㄷ

by이숲오 eSOOPo

어두워지고 다시 밝아지고

추웠다가 다시 따뜻해지고

지쳤다가 다시 기운차리고

피었다가 다시 시들어지고


이를 반복하면서 닳고 낡고 늙는다


하늘은 여전히 높고 푸르다

산은 기필코 깊고 푸르르다

바다는 어차피 넓고 푸르다


이를 유지하면서 영원히 푸르다


나는 그사이 어디엔가 엉거주춤 있다

고로 지독하게 고독한 자세를 지닌다


불멸하고픈 찰나의 기대들이 켜켜이 쌓이고

소멸하려는 지속의 불안들이 층층이 겹친다


몰라도 너무 몰랐고

알아도 너무 알았던


이럴 거면 탈주의 비행을 계획했어야 했는데

중력은 단호했고

관성은 성실했다


이러나저러나 몸을 일으켜 세운다

슬프지 않을 만큼만 거리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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