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작동하는 것들은 강하고 외롭다
삶이 가파를수록 춤을 춰야지
삶이 고달플수록 춤을 춰야지
생이 고개를 번쩍 쳐들 때보다
곤두박질 칠 때에 춤을 춰야해
가시밭길이 꽃길이 될 때까지
덩실덩실더어엉실
몸이 한산한 날에는 한지공예를 보러간다
종이로 가구를 만들고 그림을 만들고 그릇을 만든 그 장인의 몸을 상상한다
자연이 재료가 되고 도구가 되고 수단이 되어 눈 앞에 다가온다
사물을 담기 전에 정성을 담았던
음식을 놓기 전에 마음을 놓았던
텅 빈 공간을 한지가 품으니 바라보는 시선이 정갈해진다
한지공예 문양은 육체의 일부인 지문 같기도 하고
마음의 일부인 눈빛 같기도 하고 숨결 같기도 하고
한참을 바라보다 깊은 산사를 어슬렁거린다
풍경소리가 들리다가
산새소리가 들리다가
저기 사라지는 다람쥐의 꼬리가 내 처지 같다
무수한 반복의 이미지는 다시 시작하라는 경고문
내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골라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