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에서 혀가 자라고 있다네요
하나마나한 말은 흔하나 쓰나마나한 글은 드물다
말은 사라지나
글은 남아있다
시간이 지나도 누군가에게 읽혀지고 판단되고
가끔은 보이는 입보다 보이지 않는 입이 하는 말이 힘이 세다
그것은 글이고 걸러진 말이고 정제된 말이다
요즘은 그 경계가 모호하다
기록된 말
휘발된 글
글도 말처럼 하고 말도 글처럼 쓴다
온라인 게임내 젊은 층에서 폰 콜 포비아가 많은 현상은 이를 반증한다
업무상 통화를 위해 대본을 쓴다는 기이한 현상
말이 글의 자리를 넘보고
글이 말의 구역을 탐한다
손으로 말하게 놔두세요 좀
숨어서 내 말을 듣는 누군가를 상상한다
끔찍한 경고문
수고하십니다
똑바로사세요
다정한 귀싸대기를 날린 그는 어딘가 평온하다
점잖은 폭력은
적잖이 포근한
차라리 아일랜드 식탁에 마주앉아 토론하고 싶다
식탁 밑에 각자의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식칼을 숨기고 국어사전에 없는 말이 나오길 기다린다
말과 글은 왜 리을 받침이 동일한가
그 어느것도 굽이진 길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곧게 되는 순간 말과 글이 아닌 게 되어선가
너는 지금 또다시 글을 쓴다
너는 지금 또다시 말을 한다
그럴줄 모르지는 않았으니 그리 한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