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다 들어보고 전하는 바입니다
비가 옵니다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립니다
계속 내립니다
어쩌자고 끊임없이 내립니다
지상의 어느 한 점 놓치지 않고 점령중입니다
한없이 맹세라도 하듯이
튕겨 오릅니다
들러 붙습니다
다다다닥
다닥
닥
소식인 양하여 몸을 기울여봅니다
소문입니다
낭설입니다
루머입니다
비는 함부러 소식을 전하지 않는다 합니다
비가 옵니다
저만치에 서서 맞는 비와 여기에서 맞는 비는 다릅니다
저곳의 저곳의 처지가 있고 여기는 여기의 입장이 있습니다
비는 왜 아래로 내리냐고 묻자
비는 인간을 탓합니다
왜 이름을 이렇게 지어서 자신을 자꾸 수직하강하게 했냐고
듣고 보니
비의 모양새가 아래로 흐르는 획이 가로획보다 많습니다
눈이 옆으로 흩날리는 이유도 살짝 알게 됩니다
미안해 비야
그동안 얼마나 현기증이 났니
아스팔트에 떨어질 때에는
얼마나 아찔했니
그나마 나의 문앞을 추락해서 폭신한 어닝으로 바꾼 건 다행이야
덕분에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는 잘 안 들리지만
오늘만 낙하하고 내일부터는 거두어 가겠다니 조금은 섭섭합니다
비가 내립니다
늘 처음인 듯 내립니다
모두 소문이고 낭설이고 루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