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마음으로 살기2일차
새롭게 살기로 다짐한지 2일차. 아이를 원에 보내고 돌아오는 차에서 오늘은 뭘할지 고민한다.
빛나는 날씨에 지천에 핀 꽃들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왠지 이런 날은 고즈넉한 절이라도 가고싶다. 하지만 절은 너무 멀고... 풍경이 유명한 주변 명소? 혼자 가기인 왠지 망설여 진다. 아. 아파트 바로 뒤에 있는 둘레길이 생각난다. 가까운 곳부터 가보자.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집에가서 반팔로 갈아입고 물을 하나 챙겼다. 첫 날이니 40분만 걸을까.
우리집은 제일 뒷 동이고 바로 뒤에 산이 있어 벌레도 많이 들어오고 부엌창문을 열어두면 수시로 새 소리가 들린다. 역시나 초입부터 갖가지 새들이 지저귄다. 이 녀석들이었구나.
호우호우 . 째재재재잭. 그런 새들을 올려다보며 운동보다는 사진 찍느라 가는 둥 마는 둥 한다. 딱따구리까지 보았다 . 우와 신기하다 멀지 않은 곳에 이렇게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었다니.
걷기 시작한지 20분만에 지친다. 둘레길이라더니 산은 산인가보다 .
숨이 차오르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찰나 벤치가 보인다.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며 풍경을 감상했다.
산벚꽃은 아직 예쁘게 피어있었다. 특별할 것 없는 풍경이지만 내가 사는 주변에 착실히 겨울이 오고 봄이오고 있었다. 산에서 내려다 보니 우리 아파트 단지가 보였다. 그 빼곡한 단지내에 조그마한 한 곳이 우리집. 새들의 시점에서도 우리가 벌집에 사는것 처럼 보일까. 빼곡한 나무들 사이에서 제 집을 찾아가는 것이 신기한 것처럼.
내려오다보니 올라갈때 만났던 길 고양이 세마리가 나란히 식빵을 굽고 있었다
함께도 좋지만 혼자 다니면 오롯이 풍경이 나의 것이 되는구나.
평소라면 갖가지 이유로 그냥 스스로와 타협했을 오늘의 모험.
날이 너무 더워서- 집안일 조금만 하고(그리고 시간이 늦어서 못감)- 귀찮으니까 차라리 집에서 홈트를 할까.
하지만 타인과 약속한 거라면 어쩔 수 없이 지킨다.
스스로와의 약속도 그렇게 지키자!는 생각을 하며...
산에서 만난 딱따구리. 챗gpt로 찾아보니 오색딱따구리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