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내 일(my own biz)로 인정하시면 됩니다
사업하는 이의 걱정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매출과 이익을 낼 수 있을까"에 있습니다. 그래서, 자나 깨나 매출과 이익 걱정입니다. 언제 오르려나, 뭘 해야만 원하는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등을 위주로 생각합니다. 반면에 온라인 게임인의 걱정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편안하게 또는 안정적으로 온라인 게임생활을 할 수 있을까"에 있습니다. 그래서, 각자가 추구하는 편안함을 온라인 게임 내에서 구현하기 위한 방법과 조건 등에 대해 고민합니다.
대표는 생각을, 온라인 게임 생활자는 고민을, 동상이몽 하는 그 회사는 과연 계속해서 존재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은 두 시간 넘게 이어진 상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사업에 실패한 이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코치님, 다시 사업을 할까요, 아님 온라인 게임에 갈까요"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지금 이 질문은 생각인가요, 고민인가요?"
그는 제 질문에 황당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되물었습니다.
"그렇게 물어보시는 저의가 뭘까요?"
저는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사업하셨던 분이라 잘 아실 거라고 봅니다."
"사업가는 생각을 하고, 온라인 게임인은 고민을 하거든요. 지금 선생님의 입장에서 다시 온라인 게임인이 된다는 건 어쩌면 그동안 길러왔던 생각 근육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데요, 그만큼 우리의 위치 또는 입장에 따라서 우리의 행동반경에 조건과 제약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물어보시는 것만 보더라도 아마도 선생님은 사업에 미련을 갖고 계시거나, 당장 온라인 게임에 들어가 돈을 벌어야 하는 만큼의 궁핍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이러한 비교하기 어려운 양자택일의 문제를 놓고 비교해도 될 만큼 생각보다 여유가 있다는 것이죠.
생각은 '답이 없는 문제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답이라고 찾았지만, 막상 대입해 보면 답이 아닌 경우가 많고, 간혹 더 나은 답을 발견하며 기존의 답을 폐기하는 경우도 있고, 이전에 답이라고 했던 것이 이제는 답이 아닌 게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생각은 끊임없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문제와 문제의 답을 찾으려는 이 사이의 관계'에 있습니다. 그 누구의 문제도 아니고, 내 문제이고, 그 문제 해결이 곧 나의 성장과 생사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해서든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고, 결국 문제를 대하는 주체적, 적극적, 능동적 태도는 문제와 나 사이의 관계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고민은 '문제도 있고, 답도 여러 개가 있습니다.
그래서, 드러나거나 이미 검증된 선택지 중에 고르면 되는 결과입니다. 물론, 수많은 선택지를 추출하는 과정이나, 그중에 어떤 선택지가 가장 유력한가에 대한 검토의 과정도 있습니다. 대신에 그건 어디까지나 정해진 결과를 내기 위하여 계획 및 계산된 행동(과정) 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내 선택으로 인해 나에게 어떤 결괏값이 나올지에 대해 잘 알고 내린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안위를 위협할만한 선택지를 만들지도 내세우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문제가 나를 위협한다고 하면, 그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되도록 감당하기 어려운 큰 바카라임을 갖지 않으려고 합니다. 문제와 나 사이의 관계가 서먹서먹하고 멀게 느껴집니다.
이처럼 어떤 문제를 두고 생각하는 것과 고민하는 것에 대한
바카라임 기준의 무게 차이가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가는 사업상 발생하는 문제를 모두 자신의 문제로 여깁니다.
온라인 게임인은 자신이 바카라임지고 있는 분야 및 영역 내에서의 문제에 대해 '선택적으로 반응'합니다.
그래서, '같은 문제(=사업)'를 두고 사업을 하는 대표와 온라인 게임인이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 사업가는 자신의 사업이 잘 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잘 되게 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은 자신의 문제이고, 함부로 크고 작다는 식의 가치평가를 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많은 해결바카라을 생각 및 실천하고 그걸로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으로만 생각합니다.
반면에, 온라인 게임인은 사업에서 발생한 문제가 자신의 생존 또는 안위를 위협할 거라고 느낀다면, 이를 중요한 문제라 여기고 강력한 방어기제를 발동할 뿐입니다. 그 외에는 자신의 일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자신이 소유한 일이 아닌 것입니다. 그저 커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고, 회사가 생각한 대로 되는데 쓸 수 있는, 써야 하는 힘을 쓰고, 해야 할 일을 할 뿐입니다.
이러한 온라인 게임인의 태도를 볼 때,
사업가는 '생각 다운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는 비판하지만,
그건 온라인 게임인으로서의 생존 본능에 가깝습니다.
본능이기 때문에 바꿀 수도 없고, 바꾼다고 해도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사업가와 온라인 게임인이 추구하는 일의 안정성이 다를 수 있음을 '사업가가 먼저 인정'해야 합니다
사업가와 온라인 게임인 모두 자신의 일이 안정되기를 바라는 본능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각자가 추구하는 안정됨의 모습은 다릅니다.
사업가는 사업의 안정적 성장이 되는 모습과 그 모습을 꾸준히 만들어준 체계와 기강 등이 기반이 됩니다.
이를 저는 사업의 양과 질적 성장이라고 지칭합니다. 그래서, 무조건 양적 성장만이 답이 아닙니다. 이를 충분히 가능하게 만든 질적 성장이 기반이 되어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성장세가 꺾이거나, 의도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경우를 문제로 규정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새로운 방안을 내놓으면 좋을지 '생각 다운 생각'을 할 수 있는 힘을 (조직적으로) 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러한 생각과 의지가 그 힘을 키워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자, 실제 결과에 대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힘이 됩니다.
반면에, 온라인 게임인은 자신이 있고 싶은 온라인 게임에서 오래도록 급여 생활을 하는 것을 안정이라 여깁니다.
평생온라인 게임까지는 아니지만, 자신이 해오던 일을 어디서든 이어가는 것으로, 또는 어떤 조직이든지 소속되어 일원으로서 일을 할 수 있으면 된다고 여깁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최소한 자기 몫은 한다는 정도의 평가를 얻으면서 지내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다니는 회사 조직의 안정성보다는 주변 사람과의 관계가 주는 안정성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위와 같이 안정됨을 정의하게 되면, 온라인 게임인의 안정에는 사업가가 추구하는 사업의 안정성과는 다르게 성장이 분리 또는 결여되어 있습니다. 그럼 지속할 수 없게 됩니다. 정확히는 사업가도, 온라인 게임인도 각자가 가진 힘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여러모로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온라인 게임인과 사업가 모두 각자가 추구하는 안정성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안정성은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내가 관리 가능한 파형과 리듬에 의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 변화들이 관리 가능한 내 손에 있을 때, 거기에 맞춰 생각도 고민도 선택적으로 할 수 있게 되고, 그럼 자연스럽게 안정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사업가는 자신의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을 위해 수많은 온라인 게임인들의 손을 빌려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들의 안전지향적 태도를 꼬집을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적극 참여를 이끌어내는 여러 요소와 조건을 포함해 각종 환경 등의 변화를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온라인 게임인은 자신이 속한 조직의 사업의 안정성과 내 일자리의 안정성을 절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적극 표현해야 합니다. 내가 어떤 의사와 의도를 갖고서 일을 하고 있음을 사업가(경영자)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경영자는 이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들의 참여를 적극 환영해야 합니다.)
물론, 모든 것의 출발은 각자 위치에서 내 일로서(my own biz)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서로의 일과 입장에 대해 공감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결국, 이 분에게 한 조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업도 좋고, 온라인 게임생활도 좋습니다. 대신에 사업했을 때, 내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입장과 생각, 태도로 임했는가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때의 경험치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기 때문에, 설령 그게 실패했다고 해도 인생을 두고서는 절대 실패가 아니며, 어쩌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중요한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만약에 다시 온라인 게임생활을 한다고 할 때, 사업을 직접 했을 때의 생각과 태도로 임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그럼, 생각보다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렇게 얻은 새로운 경험은 언젠가 다시 내가 사업을 한다고 할 때, 마찬가지로 큰 힘을 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안정성이란 스스로 정하고, 만드는 것이고, 만들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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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스쿨 김영학 대표. 18년차 전략 컨설턴트.
6년이 넘는 동안 1,500여 명의 온라인 게임인을 만나 커리어 코칭을 했고, 함께한 사람들이 스타트업 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중견기업에서 전도유망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외국계 기업이나 해외로 취업하는 것을 도왔다. 또한 수년간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전략 기반의 비즈니스 컨설팅을 했으며, 현재는 스타트업 전문 비즈니스 코치로도 활동 중이다. 또한, 온라인 게임생활과 커리어에 인사이트를 주는 글을 꾸준히 쓰고 있으며 〈이코노믹리뷰〉에 ‘온라인 게임에서 생존’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