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엇을 믿나요. 저는 어린 시절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야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마음이 저게 좋아하라고 말하면, 그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내 마음이 저건 별로야라고 말하면 저걸 배제하고 싫어하고 멀리하였습니다. 내 마음, 내 가슴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라는 말을 좋아했습니다. 나의 의도, 의지대로 무언가를 해야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은 자연스럽게 나의 의도에서 벗어나면 나에게 고통을 주었습니다.
지금은 내 마음, 내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록도 해보고, 생각도 해보고, 바카라도 읽고, 살아보니, 내 마음, 내 생각은 그저 제가 원하는 것이나 제가 두려워하는 것을 창문으로 하여 세상을 바라보더라구요.
최근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올해 2월에 크로스핏 오픈이라는 온라인 대회를 하였습니다. 저는 참가 티켓과 기념 티셔츠를 주는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기다려도 티셔츠는 오지 않았습니다. 해외 배송이라는 점을 고려하여도 너무 늦었죠. 그냥 포기할까 하다가, 메일을 보내봤습니다. 크로스핏 회사에서 연락온 거로는 한국에 잘 도착했으나, 주소 불명으로 처리되었다는 거였습니다. 그러니 우체국에 연락해보라고 했습니다. 우체국은 해외 배송인데 주소 불명으로 현재 우체국에서 보관 중에 있으니, 찾으러 가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티셔츠 하나때문에 휴가를 내고 우체국에서 찾으러 가는 게 부담이었습니다. 주소불명이라는 것도 이해가 어려웠습니다. 주소를 잘 못 적는게 아니었거든요. 그래도 성격 상 항의를 하는 사람은 아니라, 시간되면 찾아가겠다고 우체국에 이야기 했습니다.
어느 날 크로스핏 회사에서 연락와서 어떻게 됐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앞의 상황을 이야기 했더니, 그냥 자신들이 너의 상황이 휴가 내기는 어려우니 새로운 티셔츠를 다른 주소로 보내는 건 어떠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회사 주소로 배송받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크로스핏 회사 측에서 택배로 보냈다고 연락이 왔고, 관련 송장 번호를 알려주었습니다. 근데 CHINA POST라고 되어 있더라구요. 속으로 중국으로 잘 못 보낸 건가했지만 주소는 정확했기에 일단 고맙다고 메일을 보내고 우편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크로스핏 회사 측에서 배송완료되었다고 물건 확인하라고 메일이 오더라구요. 근데 회사에는 택배가 온게 없었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없었죠.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CHINA POST라고 되어 있어서 중국으로 보냈나 보다. 성격 상 또 다시 보내달라고 못 받았다고 하기가 불편하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나보다. 시간되면 한국 우체국에 있는 물건을 찾던가. 아니면, 그냥 내 물건이 아닌가보다 하고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부러 중국택배로 보낸거 아니야? 인종 차별 같은 거 아닐까? 메일은 친절하지만 속으로 아시아인이 싫은 거 일 수도 있지라는 생각이죠.
그러고 있는 데, 갑자기 한국 우체국에서 전화가 오더라구요. 주소 불명 처리된 택배가 찾으러 온다고 하셨는 데 왜 안오시냐면서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휴가 써야되는 데 애매하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들이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하더라구요. 감사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속으로 다행히 티셔츠를 받게 되는 구나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배송완료되었다고 문자가 와서, 집에서 가서 확인했는 데 역시나 택배 온게 없더라구요? 뭐지, 자꾸 따지기도 뭐하고 티셔츠 얼마 안 하는 데라고 생각하면서 또 내 물건이 아닌가보다 했습니다.
그리고 몇 일 뒤에, 관리비 고지서같은 걸 넣어두는 우편함을 열었는 데, 검은색 봉투에 돌돌 말려서 무언가가 하나 들어 있더라구요? 바로 티셔츠였습니다. 한국 문화에 익숙했는지 당연히 택배로 올지 알았지. 크로스핏 오픈 참가 기념 티셔츠가 검은 봉투에 돌돌 말려서 날라올지는 몰랐던 거죠. 그리고 집에 와서 티셔츠를 입어보고, 그래도 티셔츠가 왔네. 운동할때 입으면 되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드는 생각이 그럼 회사도 택배함이 아니라 우편함에 돌돌 말려서 들어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희 회사 우편함은 관리팀이 전부 다른 층에 있기에 저희가 있는 층에 우편함은 거의 확인을 안하거든요. 그래서 그 다음날에 회사에 가서 우편함을 열어보니, 역시나 꾸깃꾸깃 돌돌말려 검은색 봉투에 해외에서 배송된 티셔츠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2개의 크로스핏 티셔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돈은 1개 값만 냈네요^^
이 일로 내 생각은 그냥 믿을 게 못된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당연하게 티셔츠는 택배니까 아파트 택배 보관함에 있다고 생각한거죠. 다른 건 생각조차 못했어요. 그리고, CHINA POST라는 것만 보고 택배가 잘 못 보내졌느니, 혹시 인종차별아니야? 라는 막무가내 생각을 하였습니다. 내 맘이 시키는 데로 행동했으면, 티셔츠 안온다고 화내고. 우체국에는 주소 잘 못 적은게 아닌데 너네 잘 못 아니냐고 항의하다고 화나고, 2번째 택배도 못 찾았을 때 크로스핏 측에 인종차별 아니냐고 왜 CHINA POST에 보냈냐고 할뻔했습니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죠.
그렇게 행동할 게 아니라, 상황을 그대로 놓아두면 알아서 돌아가게 됩니다. 차분하게 두려움을 없애면 제가 할 행동이 보이는 거죠. 세상은 생각보다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만약 지구가 자전하지 않는 다면, 인류는 멸종하겠죠.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지 않아도요. 그렇다고, 제가 자전하지 않을까봐 공전하지 않을까봐 걱정하며 사는 것도 바보 같은 짓입니다. 세상은, 우주는, 스스로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너무 저의 생각대로 판단할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 그냥 내버려 두면 알아서 움직입니다. 오히려 내버려두고 가만히 지켜보면, 행동해야될 때가 보입니다. 그럼 그때 하는게 좋아요. 너무 의도대로 살려고 할 필요도 없고, 내 생각대로 살려고 할 필요도 없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