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시방편을 부르는 지시 vs 끝을 보는 지시
내가 AI와 일하며 가장 싫어하는 상황이 있다. 같은 문제를 몇 번이고 다시 고치는 것. 고쳤다는데 또 터지고, 또 고쳤다는데 다른 데가 터진다. 이 무한 반복은 비전공자를 지치게 만들고, 결국 프로젝트를 포기하게 만든다. 이 장은 그 반복을 끊는 법이다.
원인은 대개 임시방편(땜질) 때문이다. AI에게 "이거 안 돼, 고쳐줘"라고 하면, AI는 눈앞의 증상을 빠르게 덮는 쪽으로 고치기 쉽다. 근본 원인이 아니라 증상만. 그러면 그 순간엔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같은 원인에서 나온 다른 증상이 곧 다시 튀어나온다.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비유하자면, 벽에서 물이 새는데 새는 자리마다 수건을 대는 것이다. 수건은 당장 물을 막지만, 파이프가 터진 근본 원인은 그대로다. 다른 자리에서 또 샌다. 진짜 해결은 파이프를 고치는 것이다.
AI는 시키는 대로 한다. "이 증상 없애줘"라고 하면 증상을 없앤다(수건을 댄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근본 원인을 찾아 제대로 고쳐줘"라고 해야 파이프를 본다.
나는 그래서 지시하는 방식을 바꿨다. 급할수록, 오히려 천천히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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