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휴민트

2026년은 영화배우 조인성의 한 해

by퇴턍규

2026년은 영화배우 조인성의 해다.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세 명의 감독과 함께한 작품 세 편이 올해 잇달아 개봉한다.


나홍진의 《호프》에서 연기한 가장 많은 해석을 낳은 캐릭터 성기, 류승완의 《휴민트》에서는 클래식하면서도 화려한 국정원 요원 액션을 보여 준 데 이어, 이창동의 《가능한 사랑》에서는 설경구, 전도연, 조여정이라는 한국 영화 그 자체인 배우들과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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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창동 감독은 2002년 《오아시스》 이후 《밀양》(2007), 《시》(2010)를 선보였고, 《시》 이후 8년 만인 2018년 《버닝》을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도 8년 만에 신작 《가능한 사랑》을 내놓는다. 방식은 Netflix Original.


당초 극장용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투자처를 찾았으나 여의치 않았고, 결국 Netflix가 제작비 전액을 투자하며 제작·배급을 맡게 됐다. 배급사 파인하우스필름 대표이자, 이창동보다 세 살 어린 친동생 이준동 대표는 “《가능한 사랑》은 작품의 완성도는 높더라도 상업성을 대놓고 밀어붙이는 영화는 아니다.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은 있었으나, 용기를 내지 못했다. 한국 영화 투자 체력이 거의 바닥이어서 아주 상업적인 장르 영화조차도 투자를 못 받는 시장 상황”이라고 인터뷰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388649



올해 들어 《왕사남 》 1,692만, 《군체》 595만, 《호프》 452만 등 한국 영화 메가 히트작이 나왔지만, 지난해에는 《좀비딸》 564만, 《야당》 338만, 《어쩔수가없다》 294만 등으로 한국 영화의 흥행 Upside가 높지 않았다. 그러한 분위기에서 영화진흥위원회가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 사업’ 다군(제작비 60억원 이상 80억원 미만) 지원 선정작으로 뽑혀 지원 대상에 선정돼 있던 15억의 제작지원금도 포기하고, 이창동 감독과 이준동 대표는 Netflix를 택했다. 2026년 9월 23일 국내 일부 극장에서 개봉하고, 11월 6일 Netflix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한국 극장 시장은 단순히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라기보다는 극장 관람 자체의 구조적 수요 감소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대한민국 연간 영화 관객 수 합계는 2억 2,668만 명(매출액 기준 1조 9,140억)이었다. 인구 1인당 연평균 관람 횟수는 4.37회로 2위 아이슬란드의 4.32회를 앞선 전세계 1위였다. 놀라운 수치다.


https://www.kofic.or.kr/kofic/business/board/selectBoardDetail.do?boardNumber=181&boardSeqNumber=49964&categorySelectValue=-1&curPage=1



당시 한국은 세계에서 극장을 가장 자주 찾는 나라였다. (여가를 즐길 만한 공간이 부족했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영화 관련 매출의 75%가 극장에서 발생한다는 점도 독특하다.) 반면, 2020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5,952만 명으로 4분의 1 수준까지 급감한 이후, 이후 1억~1.2억 명 수준을 유지하면서 1인당 극장 관람 횟수는 세계 8위권으로 떨어졌다. 다이내믹 코리아!


https://www.cfe.org/20200602_22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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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flix를 통한 유통 사례는 《휴민트》에서도 나타났다. 《왕사남》과 정면 대결을 펼치면서 손익분기점인 400만 명의 절반 수준인 198만 명에 그쳐 개봉 49일 만에 극장 상영을 접고, Netflix에 극장 이후의 부가 판권을 일괄 양도하는, 이른바 ‘매절’ 방식에 가까운 계약을 했다.


《가능한 사랑》과 같이 Netflix가 투자하여 모든 권리를 독점하는 계약 구조인 Netflix Original에 비해, 《휴민트》는 영화 배급사가 있고 극장 개봉을 했지만, 극장 이후의 모든 부가 판권을 Netflix에 넘겨 정식 Netflix Original과는 달리, 극장 개봉 후 부가 판권을 Netflix에 넘기는 형태다.


「죽다 살아난 영화 ‘휴민트’…고액에 산 넷플릭스의 계산법」이라는 기사에 잘 분석되어 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5273025?sid=103



커머스로 떠난 후에 미디어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했는데, 오랜만에 미디어에 관해 고민하고 주요 수치를 업데이트 해봤다. 동시에 한 가지 발견한 흥미로운 질문거리.


한국경제에 실린 위 기사는 누가 쓴 걸까. 물론 작성자는 오동진 영화평론가로 명시돼 있다. 내용의 깊이나 전문성에서 좋은 기사다. 하지만, 실제 오동진 평론가가 썼어도 문제, 안 썼어도 문제다.


무슨 소리? 기사를 좀 더 세밀하게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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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에서 ‘이른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을 보면, 적어도 ‘S밭’, ‘T밭’, ‘넷플릭스 밭’이라는 표현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용어가 아니라는 점은 의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이런 어색한 표현이 기사에 그대로 들어갔다는 점에서, 적어도 이 대목이 전문적인 취재와 편집을 거친 문장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밭을 더 크게 늘린다’는 기묘한 표현에서의 ‘밭’은 아마 S-VOD와 T-VOD의 ‘VOD’를 잘못 받아쓴 결과다. S-VOD(Subscription-based VOD), T-VOD(Transaction-based VOD)는 각각 구독형·거래형 주문형 비디오를 뜻하는 미디어 업계의 일반 용어. 과연 기사는 누가 썼고, 누가 교열했는가... 오동진 평론가? 초보 기자? 데스크? 혹은 AI?


휴민트가 역주행하면서 늦더위를 해소해 주고 있어서 기쁜 마음에 크게 중요하지 않은, 아니, 미디어 산업 논의에서 매우 중요한 VOD와 영화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써 봤다. 아, 리뷰는 제대로 쓰지 못했구나.



나무위키 《휴민트》 항목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다.


“그간 예산 규모나 개봉 시기에 구애받지 않고 흥행 불패로 이름을 날렸던 류승완 감독에겐 《군함도》 이후 두 번째 흥행 실패작이 되었다. 평가는 《군함도》와 비교하긴 실례지만 손실은 〈군함도〉보다 더 크게 났기 때문에 류승완 이름값을 고려하면 훨씬 충격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메인 주인공을 맡은 조인성 역시 2003년 《남남북녀》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흥행 성적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작품이 됐다.) 류승완 감독에게도 본작의 흥행 실패는 충격이 컸는지 인터뷰를 통해 이 작품 이후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초기작에 가까운 비교적 작은 규모의 영화를 찍는 것으로 돌아가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베를린을 최고의 한국 영화 중 한 편으로, 황정민을 최고의 한국 남자 배우로 생각하는 나에게는 최고의 라인업이었지만, 내가 기대한 것은 화려한 액션을 넘어서는 영화적 쾌감이었다. 《베를린》에서처럼, 혹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에서처럼 내 편과 상대 편을 쉽게 정의할 수 없고, 정의로움과 정의롭지 못함을 쉽게 가를 수도 없는 딜레마적 상황이 주는 쾌감 대신, 그 간극을 화려한 액션으로 메운 점이 다만 아쉬웠을 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W1kDOqqWNiw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79549.html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870369?sid=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