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을 쌓아올린 그의 열정과 확신
데뷔 30주년이 된 마술사 이은결의 특별 공연, 원 오브 원 (one of one)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277912?sid=103
트릭이나 손 기술로 이뤄진 퍼포먼스인 마술을 넘어 서사와 연출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120분. 스스로를 일루셔니스트(Illusionist)라고 표현하는데, 찾아 보니, 마술을 뜻하는 일루전(Illusion)에서 유래한 말로, 단순한 기술을 넘어 환상과 예술적 이미지를 표현하는 마술사를 의미한다고 한다. 2006년 개봉한 영화도 있다.
무언가를 꾸준히 지치지 않고, 한 눈 팔지 않고 30년을 한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심지어 현재 진행형) 이은결은 1981년생이라서 나와 같은 나이인데, 나에게는 이미 결핍되거나 소진되어 버린 많은 것이 이은결의 눈과 몸짓에 녹아 있었다. 마술과 함께 철학을 배우고 온 기분.
개인적으로,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와 함께 안될과학을 이끌고 있는 #항성 (강성주 박사)의 팬인데, 이은결과 강성주는 나와 같은 1981년생으로 현대고등학교 동창이라고 한다. 2003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세계마술올림픽(FISM)에 항성이 이은결의 Crew로 동행했던 것은 흥미로운 사실.
둘의 따뜻한 우정이 느껴지는 인터뷰.
▶ 부모님 속 썩인 일은 없으셨나 봐요.
“아, 웬걸요. 그건 절대 아니에요. 아마도 고등학교 졸업 때까진 괜찮은 아들이었을 수도 있는데, 대학 가면서 큰 사고를 쳤죠. 실은 연세대를 수시로 붙어놓고, 시간이 남아서 취미를 찾다가 마술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때만 해도 아직 한국에서 마술이 그리 대중적으로 인기 있던 시절은 아닌데, 우연히 마술 동호회 모임에 갔다가 은결이를 만났는데….”
▶ 세계적인 마술사 이은결 씨 말인가요.
“흐흐. 네, 저랑 동갑이에요. 그 친구 만나서 완전히 빠져서는, 대학이고 뭐고 필요 없고 무조건 마술사 되겠단 생각밖에 없었어요. 은결이가 마술 쇼하면 보조 역할도 하고. 용품 비용 대느라 대학 등록금으로 받은 돈도 다 갖다 썼어요, 부모님 몰래. 입학금만 내고 등록은 안 했으니, 결국 1학기 끝나고 집에 통보가 온 거죠. 매일 신촌에 간다기에 학교 가는 줄 아셨던 부모님이 정말 충격이 크셨어요. 실은 마술 아지트가 신촌에 있었거든요.”
▶ 놀라시는 게 당연하죠.
“그죠. 뭣보다 자식이 그간 당신들을 속인 셈이잖아요. 은결이까지 덩달아 불려 가서 엄청 혼났어요. 아버지가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셨을 정도니까요. 은결이도 억울했죠. 제가 등록금까지 갖다 쓴 줄 몰랐거든요. 근데 혼나고 나와서 은결이가 그러더라고요. ‘솔직히 말할게. 너 마술에 진짜 소질 없어. 머리는 똑똑하니 공부 다시 해라.’ 그때 뭔가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어요.”
▶ 친구를 위해 쓴소리한 게 아닐까요.
“맞아요. 덕분에 정신 차렸죠. 지금도 제일 소중한 친구 중의 하나예요. 근데 그대로 한국에 있으면 도저히 마술의 유혹을 떨칠 자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유학을 결심하고 이리저리 알아보니 천문학과로 유명한 미국 텍사스대학이 딱 저한테 맞을 거 같았어요. 다행히 토플이나 SAT 점수도 나쁘지 않아서 입학도 받아들여졌고요. 운 좋게 2001년 9·11테러 직전에 입학해서 학비도 미국학생과 동일했어요. 그 이후론 텍사스대도 국제학생은 미국 학생보다 서너 배는 학비가 비싸진 걸로 알고 있어요. 여러모로 운이 따랐죠.”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30421/118950704/1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30428/1190602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