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나를 연구하기로 했다 246

마음에 박힌 노래

by그레이스 그레이트


식탁 위에 봉지가 한가득 놓였다.

말린 마늘, 은행, 고구마, 콩.

밀가루로 만들고 기름에 튀긴 음식은 먹지 않겠다고 다짐한 뒤, 몸에 좋다는 것들을 한 아름 사 왔다. 몸을 지키려는 마음이었다. 아프지 않고 싶다는 간절함이기도 했다.


그런데 저녁이 되자 그 간절함이 남편을 향했다.


“담배 좀 끊으면 안 돼?”


담뱃갑에 그려진 폐암 경고 그림이 자꾸 눈에 밟혔다. 두려움이 입 밖으로 나가 잔소리가 되었다. 그 한마디를 꺼낸 뒤 잠들기 전까지 삼십 분 동안 남편의 연설을 들어야 했다.


“당신도 매일 빨래하고, 쓰레기가 차기도 전에 내다 버리고, 영어 공부에 피아노에 글쓰기까지 반복하잖아. 그게 오히려 당신을 더 피곤하게 하는 거야.”


남편의 말이 아팠다.


우리 집안에는 뇌졸중과 치매, 혈관질환과 당뇨, 파킨슨병을 앓은 가족들이 있다. 조심하면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매일 같은 시간에 빨래하고, 공부하고, 피아노를 치고, 글을 쓰면 내 삶이 흐트러지지 않을 것 같았다.


남편도 다르지 않다.

수학을 전공한 그는 물건도 생활도 정해진 자리에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나와 공식대로 살아가는 남편은 서로 다른 모양의 창을 들고 살아왔다. 나는 걱정이라는 창으로 그를 찌르고, 그는 질서라는 창으로 나를 찔렀다.


사랑해서 하는 말인데, 사랑으로 들리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머리가 띵띵 울리는 가운데 성경을 펼쳤다.


“그러므로 이제 너희는 이 노래를 써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가르쳐 그들의 입으로 부르게 하여 이 노래로 나를 위하여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라.”

— 신명기 31장 19절


모세는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백이십 세의 모세는 자신이 요단강을 건너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백성을 이끌 지도자는 여호수아로 바뀐다. 그러나 지도자가 바뀌어도 하나님은 떠나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신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을 인도하여 내가 그들에게 맹세한 땅으로 들어가게 하리니 강하고 담대하라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 신명기 31장 23절


모세는 자신이 없어진 뒤에도 백성이 말씀을 잊지 않도록 율법을 기록했다. 그것을 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맡기고, 칠 년마다 초막절에 온 백성 앞에서 읽도록 했다.


그것만으로도 부족했는지 하나님은 노래를 만들게 하셨다.


말씀을 바카라에 기록하고, 노래가 되어 입에 머물게 하셨다. 바카라을 펼치지 못하는 날에도 한 소절이 마음에서 되살아나도록 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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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그래서 오늘도 나를 연구합니다.고치려 하기보다 이해하기.비난하기보다 관찰하기.판단하기보다 기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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