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 너를 위한 기도를 올리고 왔어.

by보니또글밥상

참 이상하지.

한동안 고요했던 마음이 파도를 치고 있어.

그 파도가 때때로는 거세서 잔잔해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날도 있더라.

왜 그런지 잘은 몰라. 그냥 요 근래 들어 꼬맹이 네 생각이 많이 나.

많이 단단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가을을 타는 걸까? 아니면 왜?


지금보다 훨씬 바쁘게 살았을 때가 생각나네.

아침 일찍 출근하고 저녁 늦게 퇴근하고를 반복했던 나날들 속에 꼬맹이 네가 눈에 보이면서도 많이 챙기질 못했어.

주말에 쉴 때면 친구들 만나며 나만의 시간을 보내느라 바빴지.


나와 같이 숨을 쉬며 같은 공간에 있었는데 왜 너를 살뜰하게 챙기지 못했을까..

아무도 없는 집에서 외롭게 혼자 시간을 보냈던 너를 생각하면 지금도 미안한 생각이 들어.

또 꼬맹이 너한테 미안한 게 있는데...

너도 기억하려나?


꼬맹이 네가 수술을 받고 난 이후로 넌 거의 짖지 않았어.

난 네가 짖지 않는 게 아파서도 있지만 늙어가니까 귀찮아서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너를 예뻐하는 친정 오빠가 널 안아보겠다고 했을 때 싫다는 의사표시를 하며 크게 짖는 걸 보고 깜짝 놀랐었어.

네가 짖는 소리를 너무 오랜만에 들었기 때문이었지.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데 언제부터 네가 짖기를 멈췄는지 생각해 보니까 '혹시, 그날 이후로? 설마..?'

라는 생각이 스쳐가더라.


아팠던 너를 돌보느라 그리고 너의 수술이 잘 끝나서 마음을 놓으며 그동안 가지 못했던 가족 여행을 가게 되었어.

나도 좀 숨을 돌리며 잠시나마 너에게서 벗어나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싶었지.

그래서 꼬맹이 너를 동물 병원에 3일 정도를 맡기게 되었어.

너를 수술해 준 병원이었기에 잘 돌봐주실 거라 생각했기에 안심한 것도 있고.

여행에서 돌아와서 너를 데리러 간 날, 겨우 3일 보지 못했다고 나를 보며 짖던 너를 진정시키느라 애를 먹었어.


내가 곁에 있지 않고 보이지 않아서 많이 불안했을 너를 처음엔 잘 달래다가 차 안에서도 너무 울부짖는 너를 보니까 짜증이 훅 올라오더라.

그래서 "꼬맹아, 좀 조용히 해! 지금 집에 가고 있잖아. 옆에 내가 있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짖는 거야?"라고 소리를 질렀어.

정말 거짓말같이 넌 짖기를 멈추더라. 그 뒤로 넌 짖지 않았는데 나의 그런 행동이 너에게 큰 상처를 준 것 같아.


너에게 잘 못해준 것들이 오새 또 계속 생각나니까 그 생각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어제 합정역에 있는 절두산순교성지에 다녀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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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담자로 오래 있었지만 그래도 성당에 가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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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을 성당 주변을 거니는데 문득 봉헌초도 올리고 싶어졌어.

전에도 이곳에 왔을 때 봉헌초를 올린 적이 있었거든?

그리고 가끔 성당에 가면 봉헌초를 올리곤 했는데 어제도 그러고 싶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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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 그리고 돌아가신 어르신들의 평안을 위한 봉헌초와 꼬맹이 너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봉헌초를 처음으로 올렸단다.

다른 곳에서도 봉헌초를 올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그곳에서도 봉헌초를 따로 올렸어.

남들이 보면 무슨 개를 위하는 봉헌초를 올리냐고 비아냥 거릴 수도 있겠지만...

꼬맹이 넌 나에게 있어 귀한 존재였으니 천도재까지는 못 지내줘도 이 정도는 해주고 싶었어.

나의 기도가 너에게 닿아서 꼬맹이 네가 훨씬 더 신명 나게 지내길 바라.

그런 나를 애틋하게 여겨 네가 더 잘 지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찬 바람이 부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는데 지구에서 보냈던 가을을 추억해 주고.

가을이 더 짙어지면 곳곳에 알록달록 어여쁜 단풍들이 들 텐데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을 담은 단풍잎들 사진 찍어서 보여줄게~^^


오늘도 늘 그랬던 것처럼 행복한 시간 보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