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그친다는 처서가 지났음에도 한국 날씨는 여전히 더워.
정말 이렇게나 무더운 폭염을 꼬맹이 네가 겪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이렇게 뜨거운 지구가 아닌, 꼬맹이 너는 네가 있는 곳에서 시원하게 잘 지내고 있을 거라 상상해 본다.
그리고 지난주였을 거야.
꽤 무더운 날씨였는데도 산바카라이 하고 싶더라고.
원체 잡생각이 많은 나인데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이리저리 튕겨 나오는 생각들을 잡아두려고
산바카라을 나갔지.
늘 가는 곳은 낙성대 공원에 가서 걷고 있는데 더운 날씨여서 그랬는지 사람들이 거의 없더라.
날씨가 무더우니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걷고 있는데 어느 보호자분과 강아지 한 마리가 넓은 풀밭에 있었어.
보호자분이 공을 던져주면 강아지가 물고 왔는데 사람들이 거의 없는 공간이어서 그랬는지 보호자분이 목줄을 풀어주셨더라고.
허공을 가로지르며 멀리 날아기는 공을 물기 위해 힘차게 뛰어가는 강아지.
그리고 입에 공을 물고 의기양양하게 보호자한테 달려가는 강아지를 보는데 너무 귀엽더라.
내가 그 모습을 곁에서 보고 있었는데 보호자분이 던져준 공을 물고 가던 강아지와 내 눈이 마주쳤어.
난 조금 당황했지만 그 강아지한테 손을 흔들며 "안녕?" 했거든?
그런데 그 강아지가 보호자분한테 안 가고 나한테 달려오는 거야.
꼬리를 흔들며 나한테 다가온 그 강아지를 난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줬어.
그 강아지는 자신의 몸을 쓰다듬는 내 손길이 괜찮았나 봐.
나한테 계속 쓰다듬어 달라고 보채서 계속 쓰다듬어 줬는데 보호자분이 그런 모습을 내내 지켜보시다가
웃으시며 자신의 반려견을 부르셨어.
그랬더니 이내 그 강아지는 나를 한 번 돌아보고는 자신의 보호자한테 달려갔는데
순간 그 보호자분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
나도 꼬맹이 네가 있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나도 저 강아지처럼 어여쁜 꼬맹이 네가 내 옆에 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런 생각이 드니까 꼬맹이 네가 너무 보고 싶더라.
너여서 행복했고 너라서 행복했던 시간들.
물론 늘 행복한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
네가 많이 아파서 힘들었던 시간도 분명 있었어.
하지만 너와 함께 했던 시간들은 모두 다 그립더라.
가끔은 너한테 못해준 게 너무 많아서 너를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울 때가 있거든?
그런 죄바카라감이 날 짓누를 때면 네가 나라는 지구인을 만난 것을 원망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나를 보러 오는 것이 싫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음...
그래도 나는 너여서, 너라서 행복했다는 건 사실이니까.
그 사실은 변함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
앞으로 내가 몇 번의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을 보내고 너한테 갈지 모르지만
내가 너를 보러 간다면 환하게 웃으며 달려와서 날 꼭 안아줬으면 좋겠다.
꼭 그래줄 거지?^^
오늘 문득 네가 생각나서 이렇게 적어본다.
가끔은 지구에 사는 네 보호자였던 사람이 잘 지내고 있는지 빼꼼히 내려다봐주라.
나 자주 하늘 올려다보거든?
그때 눈 마주치면 꼬리 흔들어줘!!!! 이왕이면 귀여운 앞발도 흔들어주고~
바로 내일부터~!
오늘도 친구들과 신나고 재밌는 시간 보내길 바라고 조만간에 또 소식 전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