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6월 30일.
2026년 새해를 맞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7월을 바라보고 있네.
날씨가 많이 더워져서 진작부터 여름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여름의 시작은 7월이지.
이 더운 여름의 시작에 너의 별로 떠난 너는 잘 지내고 있니?
꼬맹이 네가 있는 곳에서는 지구처럼 계절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끔은 지구에서 경험했던 더위가 그립지는 않은지 궁금해.
더운 여름이 되면 온몸이 털로 뒤덮인 네가 더워서 고생할까 봐 선풍기와 에어컨을 틀어줬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너무 찬 바람을 많이 쐬면 탈 날까 봐 너를 향해 바람을 내뿜고 있는 선풍기나 에어컨을 끄면 바로 고개를 들어서
"언니, 지금 뭐 하는 거야? 나 선풍기 바람 쐬는 거 안 보여? 에어컨 바람 쐬는 거 안 보여??
나 덥다고!! 그러니까 선풍기랑 에어컨 빨리 켜줘."
라는 표정과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네가 생각나.
그래서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너를 위해서 선풍기와 에어컨은 아낌없이 틀어주었어.
털이 제법 길어지면 늘 했던 털미용을 꼬맹이 네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하지 못하게 되었거든.
그래서 내가 없는 솜씨로 털을 다듬어주었지만 애견 미용실에서 했던 것만큼 털을 잘 다듬지는 못해서 꼬맹이 너는 계속 더워했었어.
그러다 보니 나보다는 꼬맹이 너에게 더더욱 필수품이 되었던 선풍기하고 에어컨.
너의 별에서 지내다가 선풍기와 에어컨의 시원함을 느끼고 싶다면 지구에 놀러 와~
전기 요금이 얼마가 나오든지 널 시원하게 해주기 위해서라면 아주 빵빵하게 틀어줄 테니까.
참, 지난 목요일이었을 거야.
잠시 일이 있어 밖에 나가는 길이었는데 어느 공원 근처를 지나가고 있었어.
일기예보상으로는 비소식이 없어서 우산을 들고나가지 않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는 거야.
내리는 비를 피하려고 주변을 둘러보니 공원 안에 지붕이 있는 벤치가 있더라.
그래서 그 벤치로 달려들어갔는데 어느 여성분이 반려견을 안고 앉아 계시더라고.
벤치에 앉으면서 잠시 그 반려견을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여성 보호자분한테 반려견이 몇 살이냐고 물어봤어.
7살이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대답하시곤 자신의 반려견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
나도 그런 모습을 한 적이 있었는데...
너를 안고 있었을 때 누군가가 꼬맹이 네 나이를 물어보면 난 대답을 해주고 너를 바라보곤 했었는데...
어쩌면 꼬맹이 네 나이를 물어봤던 그 누군가도 지금의 나처럼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물어봤을 테지.
내가 그분이 앉고 있던 반려견을 유심히 쳐다보니까 나한테 개를 키우시냐고 물어보셨어.
전에는 키웠었는데 지금은 안 키운다고 했더니 왜 안 키우냐고 다시 물어보시더라고.
음... 키웠던 반려견을 안락사로 떠나보내고 나서는 다시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고 했지.
나의 대답에 그분은 한동안 말씀이 없으셨어.
하늘에서 쏴아아~하며 내리는 빗소리가 어색한 그 적막감을 감싸주었지.
혹시 많이 아팠냐고 다시 물어보셔서 많이 아팠다고 그래서 안락사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했어.
그런 나의 대답에 자신의 개가 7살인데 아직은 건강하지만 이렇게 예쁜 존재가 언젠가는 사라질 거라는 생각을 하면 너무 슬프다고 하시더라.
그 슬픔을 이미 난 알잖아.
난 이미 경험했잖아.
하필 비 오는 목요일에 그런 일이 있었어.
네가 떠나던 날이 비 오는 목요일이었는데 말이야.
잠시 그렇게 너를 생각하고 있던 차에 비가 그쳐서 난 벤치에서 일어섰어.
그리고 그 보호자 분하고 반려견한테 항상 건강하라는 인사를 남기고 그 자리를 떠났지.
이제 다시 너를 떠나보낸 7월이 다시 시작되려고 해.
너는 편히 잘 지내고 있겠지?
지구에서 나와 함께 했던 추억도 잊을 만큼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길 바라지만
그렇다고 진짜 그러면 나 삐칠 거야.
그러니 내 생각도 많이 해줘.
약속이 있어서 나갔다고 들어오는 길에 본 능소화야.
여름을 대표하는 꽃이기도 하지.
꼬맹이 너도 여름이면 봤었던 능소화인데 너한테 보여주려고 이렇게 사진에 담아왔어.
예쁘지?^^
물론 능소화보다 꼬맹이 네가 더 예뻐~~
아무쪼록 네가 있는 곳에서 아프지 말고 잘 지내길 바라고
가끔은 날 찾아와 주길 바라.
이왕이면 비 오는 말 말고 맑은 날에 찾아와 줘.
비 맞고 오지 말고...
오늘도 꼬맹이 주변에 꽃비가 내리고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