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시간으로 5월의 시간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어.
꼬맹이 네가 있는 곳에서도 시간이 빨리 흘러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니?
요즘도 늘 그렇듯이 신나고 즐겁고 재미난 시간을 보내고 있어?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정말 다행이야.
아... 나는 어떠냐고?
나도 뭐 그럭저럭 그냥저냥 지내고 있어.
인간 세상이 그러하듯이 매일이 바쁘고 매일이 정신이 없지.
출근해서 일하다 보면 어느새 퇴근시간.
그러나 집에 오면 내 몸의 에너지가 다 소멸되어 마치 재만 남아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때가 있어.
그러다 보니 너에게 소식을 전하는 일이 너무 뜸해졌더라.
'꼬맹이한테 소식을 전하는 시간을 정해서 밀리지 말고 꼭 써야지' 해놓곤 자꾸 미루고 깜빡하고..
미안하다는 말 안 하고 싶은데 오늘도 미안하다는 말을 또 하게 되네.
그래도 널 그리워하는 시간은 항상 가지고 있으니 너무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참, 어느 글에서 봤는데 무지개다리를 건너간 반려동물을 생각하고 그리워하면 그 반려동물 주변에 꽃비가 내린대.
그 글을 읽는 순간 '꼬맹이 주변엔 늘 꽃비가 내렸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
언니가 아무리 바빠도 틈틈이 꼬맹이 네 생각을 엄청 많이 자주 했거든.
비록 편지는 자주 쓰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그러니 그것으로 서운한 마음 서로 퉁치자~^^
참, 가끔 내가 우울한 기분이 들 때가 있었는데 유독 5월이 지나면서 더 그랬더라.
아마도 꼬맹이 네가 5월 29일에 큰 수술을 했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그랬나 봐.
지금도 떠오르는 그날.
동물 병원에서는 너의 종양수술을 한차례 반려했었고 그 후로 너의 몸에서 자라고 있는 종양은 점점 더 커져만 갔어.
나는 그 종양을 볼 때마다 힘들었고...
그런데 어느 날 꼬맹이 너를 힘들게 했던 그 종양이 터진 거야.
그 종양이 터진 순간 공간에 퍼진 비릿한 피비린내가 아직도 기억이 나.
그리고 안방 바닥을 흥건히 적신 피.
힘없이 축 늘어진 너를 안고 정신없이 뛰어간 동물 병원.
그때 들었던 생각은 '꼬맹이 너를 이대로 보내야 하나? 만약 이대로 너를 보낸다면 내가 그 죄바카라감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러나 만에 하나 너를 살릴 수 있다면 무조건 널 살려야겠다...'
정신없이 달려간 동물 병원.
나와는 달리 너무나 차분했던 수의사 선생님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울고 있는 나를 진정시키며 수의사 선생님이 하신 말씀은...
종양이 터지는 경우는 너무나 흔하며 그 종양이 터졌다고 해서 바로 죽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종양이 터지고 많은 피를 흘려도 수술을 하는 보호자가 많지는 않다.
현실에서는 아직도 반려동물에 큰돈을 지불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많다.
그러니 남아 있는 종양 제거의 수술 여부는 보호자가 결정해야 한다.
나는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고 좀 더 큰 동물 병원에서 너의 몸에 남아 있는 종양 제거 수술을 하기로 했지.
그날이 아마도 5월 29일이었을거야.
이동장에 너를 넣고 서초구에 있는 동물 병원에 가던 날.
낯선 곳으로 이동을 해서인지 넌 두려움이 가득 찬 눈으로 날 바라봤어.
난 그런 너를 안심시키며
"너를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하려고 하는 수술이야. 그러니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이렇게 속삭였지.
그렇게 수술을 했고 수술을 마치고 며칠 후 너는 집으로 돌아왔어.
마취에서 못 깨어 나는 경우도 있다고 했는데 넌 다행히도 마취에서 잘 깨어났고 며칠 만에 온 익숙한 공간이 좋았나 봐.
수술 후 힘들었을 텐데도 집 여기저기를 잘 돌아다녔어.
한동안 배에 붕대를 감고 있어야 했지만 넌 그런 불편함도 잘 감수했지.
전처럼 똘망똘망해진 너의 눈을 보며 수술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비록 너를 수술한 수의사 선생님으로부터 너의 생존 기간은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 정도일 거라고 들었지만 살아서 내 옆에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
하지만 그 수의사 선생님의 말씀과는 다르게 넌 더 오래 내 곁에 머물다 너의 별로 떠나갔어.
아마도 나를 위한 배려였겠지?
그렇게 생각해.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
때론 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가끔은 나를 주체하기 힘든 감정으로 이끌기도 해.
그래도 너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너무나 좋았기에 지금도 널 떠올리며 웃는다.
꼬맹아, 나는 네가 너무 좋았어.
너와의 이별이 또 온다 해도 난 한순간의 망설임 없이 너하고 보냈던 시간을 다시 선택할 거야.
너를 덜 아프게 할 거고 너를 더 많이 사랑할 거야.
그래서 너를 다시 보내줄 때는 어떤 아쉬움과 미련 없이 웃으면서 보내주고 싶어.
지금 너를 생각하는 이 순간에 네 주변에 환하게 예쁜 꽃비가 내리고 있겠지?^^
내 주변에도 그런 어여쁜 꽃비가 내리고 있다고 상상해 본다.
오늘도 내리는 꽃비 속에서 신나게 뛰어놀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