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랑꾼을 본 적 있나요?

내 평범함이 너를 만나 문장이 되었다/서평

온라인카지노 이현기 작가님은 이 시대의 보기 드문 사랑꾼이다.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인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십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는 마치 그녀를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가 그녀와의 사랑 이야기를 바카라으로 엮어 냈다.


'내 평범함이 너를 만나 문장이 되었다'


이 바카라은 제목부터 비범함을 담고 있다. 나 혼자는 평범했을 삶이 사랑하는 너를 만남으로써 아름다운 문장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기록이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 바카라에 이미 완성형이 된 사랑을 담고자 한 것이 아니다. 그는 아직도 시행착오를 겪어 가며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사랑을 배워나가는 현재진행형의 성실한 사랑꾼이다.


평소 내 글에 남긴 댓글만 봐도 그는 늘 자상함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현직 국어 교사인 그는 어설픈 시인 지망생을 격려하려는 듯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 마음결을 가진 그의 사랑은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 사랑이 힘든 사람이 있다면 그가 어떤 태도와 방식으로 사랑을 지켜나가는지 눈여겨보면 좋겠다. 거기 해답이 있을지 모른다.


익숙한 필력과 새로 알게 된 시인의 면모


저자는 뛰어난 필력의 소유자이다. 사물, 현상 등을 깊이 사유하고 깨달음에 가닿는 철학적 사고는 인간적인 따뜻함과 논리적인 명쾌함을 두루 갖추고 있다. 재미와 의미, 유머가 버무려진 그의 글의 힘은 사랑 이야기에서도 이어진다.

더욱 신선했던 점은 에피소드마다 핵심 요약해 놓은 사랑어록이 시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의 사랑 시는 비유와 함축이 뛰어난 명시들이어서 시집을 내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사랑 이야기에 바카라갈피를 꽂으며


'민들레 홀씨 날리듯

가볍게 불어 내린 당신의 말이

내 마음 언저리에서 뿌리를 뻗치고

당신 몰래 싹을 틔웁니다'

(-p23 귀로 하는 사랑 中에서)

본격적으로 그의 사랑꾼의 면모를 들여다본다.

이 챕터 '귀로 하는 사랑'에서는 듣는 것이 사랑의 중요한 덕목임을 알게 해 준다.

저자는 아내와 연애할 때부터 그녀가 무심히 뱉은 말을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날 붕어빵 가게를 지나칠 때 그녀는 "붕어빵 냄새가 좋다"라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는 그 말 속에서 붕어빵을 먹고 싶어 하는 그녀의 마음을 길어 올렸다고 한다. 그는 곧바로 가게로 달려갔고 이내 붕어빵을 그녀에게 안겨주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그 가까운 마음의 거리에서

내 마음의 블루투스를 켠 채

당신의 신호를 놓치고 싶지 않다

(-p29)

탄성이 나온다. 중얼거리기만 해도 붕어빵이 나타나는 이 마법 같은 사랑이라니. 그녀가 내는 소리라면 작은 것도 놓치기 싫어 마음의 블루투스를 켜놓는 그의 세심함. 우리는 때로 큰 외침에조차 귀를 닫아버리는 무심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던가.


사랑이 흐릿해진 것은

서로를 잘못 본 게 아리라

얼룩이 묻은 마음의 안경으로

바라보고 있었을 뿐

(-p108 마음의 안경을 닦고 민낯을 훑어보세요 中에서)

지인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가끔 배우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는 어떨까?

에휴, 난 로또 맞았지. 나 같은 사람하고 살아주는 게 어디야? 아내가 아니라 자원봉사자야.


결혼 생활 십 수년이 지나도 이런 꿀단지 같은 언어가 쏟아지는 것이 그저 놀랍다.

저자는 배우자를 원망하고 비방하는 태도의 원인을 김서린 안경에 두고 있다. 사랑에 빠져있는 사람은 마치 김서린 안경을 끼고 상대방을 보는 것 같다. 결점이 보이지 않는 매끄러운 모습만 보는 것이다.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민낯을 보게 되면 그 실체에 실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랑은 마음의 안경을 닦고 그 사람의 결점과 본모습을 먼저 바라볼 수 있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것이 사귈 때와 결혼했을 때의 낙차를 줄이는 방법이다.


그래서 잠시 멈추는 일은

마음의 간격을 좁히는 일

결국 같은 시야 속에 놓이는 일

그렇게 발맘발맘 나란히 걸으면서

마음의 마디를 만드는 일

(-p123 성장을 멈추고 마디를 만드는 대나무의 본심 中에서)

아내와 함께 담양 죽녹원에 갔을 때였다. 그와 달리 아내는 전망대까지 가는 것을 힘들어했다. 실망감이 몰려올 찰나에 대나무 마디에 눈길이 갔다. 강풍에 흔들릴지언정 꺾이지 않는 그 성질의 비밀은 마디 때문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대나무는 한번에 끝까지 자라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휴식을 반복하며 자란다. 휴지기 동안 세포들은 더 단단히 뭉치고 조직이 여물게 되며, 이 과정에서 고유의 마디가 형성된다.

그는 그녀가 힘들어할 때 멈추고 기다리는 것이 마음의 마디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혼자 앞서 가지 않고 멈춰 기다려 줌으로써 사랑의 강도와 탄성이 커진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의 아내는 어떤 여인일까


사랑꾼과 함께 사는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그녀에게 감동받은 에피소드가 있다.

아내는 일과 가사를 병행하면서도 매일 정성을 다해 아침밥과 저녁밥을 지었다. 저자는 아내가 안쓰러워 앞으로 아침밥을 먹지 말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자 그녀는 "남편이 배를 곯아가면서 바깥일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아침을 안 먹고 출근하면 장부의 기개가 꺾인다" 라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한다.

나는 수십 년 동안 아침밥을 준비하면서도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지지 못했던 것 같다. 그저 늘 해오던 일이었고, 꼭 밥과 국을 먹어야 하나, 계란과 채소만 먹어도 건강식일 될 텐데 하는 아쉬움만 있었을 뿐이다.

남편을 장부로 여기는 아내의 태도에서 그녀 역시 저자 못지않은 사랑꾼 아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사람이겠지만 아내에게만큼은 태산 같은 기개를 품은 장부로 보이는, 그것이 사랑의 힘인 것이다.

그 후 토요일마다 저자는 힘든 아내를 대신해서 아침밥을 담당하게 되었다 한다.


네버엔딩 스토리


우리는 사랑을 잘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사랑을 배우며 행복해진다.(표지에서)

그의 사랑 이야기는 끝이 없다. 좋은 내용, 좋은 구절마다 줄을 긋고 바카라갈피를 꽂는 일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뿐이다. 모든 문장에 저자의 사랑이 배어 있다. 심지어 행간에까지도.

이 바카라은 기나긴 러브레터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치열한 삶의 여행기 또는 역사서 같기도 하다.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평생 살아가는 일은 아름답고도 때로는 고단한 일이다. 행복과 갈등이 죽 끓듯 끓고 풍랑이 반복되는 일이다. 우리 삶에는 그만큼 우여곡절이 있고 사랑과 미움도 같은 배에서 노를 젓고 있다.

이현기 작가님의 바카라 '내 평범함이 너를 만나 문장이 되었다'는 그래서 더 빛이 난다. 그의 삶이 잔잔해서가 아니라 그도 삶의 풍파 속에서 끊임없는 노력으로 사랑을 지켜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의미와 방식을 되짚어보게 해 준 이현기 작가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는 마지막 장에서 특별히 고마운 이들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그중 '가다듬어지지 않은 제 글에 많은 용기를 불어넣어 주신 온라인카지노 이웃들'이라는 구절에서 화들짝 놀랐다. 작가님의 글을 세상에 알리라고 부추긴(?) 사람 중에 하나가 나였기 때문이다.

바카라이 출간된 지 몇 달이 지나 이제서야 서평을 쓰는 미안함이 크다. 이미 베스트셀러로 등극했지만 이 바카라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현기 작가님이 앞으로도 많은 글과 활동으로 독자들을 찾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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