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의 창문2

나의 옛날이야기 2

byChanghee

학교를 쉬는 동안 내 키는 10센티미터 넘게 컸다.
자주 흘리던 코피도 멈췄고, 매일 체하던 속도 조금씩 괜찮아졌다.
심장에 난 구멍은 점점 작아지고, 자연스럽게 메워지고 있다고 했다.

몸은 나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다시 중학교 1학년이 되었다.

새 학기, 나는 "요 양호" 학생으로 입학했다.
내 친구들은 중2가 되었고, 나는 중1에 남았다.
무엇보다 이상했던 건 친구들의 동생과 같은 반이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혜진이 동생 혜윤이.
자영이 동생 현영이.


그 애들이 어색하게 내 이름을 불렀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아주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나는 1월생이라 일곱 살에 학교에 들어갔고, 연도로만 보면 그 애들과 같은 해에 태어난 셈이었다.
그러니까 굳이 따지자면 동갑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세계에서 그런 설명은 아무 힘이 없었다.

어느 날 혜윤이가 말했다.


“우리 친구잖아?”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정확히 어떤 기분이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기분이 나빴다고 하기엔 그 애가 나쁜 뜻으로 한 말은 아니었고,
서러웠다고 하기엔 나도 웃으며 넘겼던 것 같다.


그런데 4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순간이 생각난다.

아마 나는 그때 작은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내가 알던 내 자리가 사라졌다는 충격.
어제까지는 언니였거나, 적어도 같은 줄에 서 있던 아이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설명하기 애매한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충격.


나는 아닌 척했다.
친한 척했고, 괜찮은 척했고, 착한 척했다.
그 애들과 웃고 떠들었고, 별일 아닌 것처럼 지냈다.


하지만 그때부터였을까.

어딘가에서 조금씩 자신감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누가 나를 밀어낸 것도 아닌데
나는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한 칸쯤 밀려난 사람처럼 굴기 시작했다.


병은 나아졌지만
나는 나아진 몸을 가지고도
이전의 나로 돌아가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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