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그 풋풋한 기억조차 아직도 반짝이는걸

첫사랑, 그 풋풋한 기억조차 아직도 반짝이는걸


나는 지금도 내 청춘의 영화 <101번째 프러포즈>를 떠올리곤 한다. 이 영화는 단순한 로맨스 이상의 깊이를 지닌 작품으로, 사랑에 서투른 내 모습을 투영하는 듯 “누군가의 진정한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게 한다. 가끔은 서로 엇갈리는 고백의 순간이 때론 불안하고 답답하게 만드는 불편한 전개가 마음을 애달프게 만든다.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101번째 프러포즈하는 장면은, 사랑의 열정과 인내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어 더 감동을 전해준다. 영화의 한 장면에서 “사랑이란, 기다림이다”라는 대사가 마음을 울리게 한다. 나도 종종 그 말을 인용했다.


“사랑은 믿음이다. 언제 내게 찾아올지 모르는 막연한 기다림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신의를 저버리지 않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정의하며 떠난 남자친구를 기다리며 숱한 밤을 눈물로 지새웠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순수하기도 하고 부질없기도 한 나의 연민이 그토록 지옥 같고 암담한 시간을 추억이라고 가지고 있는 것도 참 안쓰럽다. 가끔은 ‘바보, 멍청이’라고 자신을 채찍질하며 정신 차리라고 흔들어 깨웠다. 이미 돌아선 사람의 등을 쳐다보고 있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다. 마치 한 번쯤은 뒤돌아봐 주지 않을까 기대하며 오직 그곳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처럼 한심한 것도 없는데 말이다.


다들 아프고 씁쓸한 기억을 ‘첫사랑’이라는 풋풋한 기억으로 간직할 것이다. 나는 그 시절의 풋풋함을 영화에서 다시 느낄 때가 많다.


“만약에 우리,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헤어지지 않고 행복했을까?”

“사랑은 꼭 헤어지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어리석음의 끝줄 소년 같다.”


저 끝에 앉은 다른 누군가가 나를 도와서 나의 바람을 들어줄 것만 같은 어리석음이 연속선에 있는 기대 같은 것. 자기 자신도 잘 증명해내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사랑은 마치 소나기처럼 또는 첫눈처럼 갑자기 퍼붓는 새롭고 설레는 감정이었다. 젊은 시절의 한 여름밤, 친구들과 함께한 모임에서도 유독 반짝이며 빛났던 순간의 찰나 속에 갇혀서 오로지 한 사람만 눈에 들어오고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뜨거운 감정만이 북받쳐 오르던 순간들.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반짝인다”라고 말했던 순간이 생생하다. 당시에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 말이 얼마나 참이었는지 깨닫는다.


"사랑은 처음의 설렘이 사라진 후에도 여전히 반짝일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사랑하던 시절, 그와 함께한 모든 순간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그가 나를 바라보던 눈빛, 갑자기 손을 마주 잡고 달렸던 순간의 전율, 그리고 함께 나눈 수많은 대화. “사랑은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함께 걸어가는 것”이라는 게 차라리 맞는지 모르겠다.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함께 웃고, 함께 울며, 각자의 삶을 중심축으로 평행을 이루며 균형 있고 조화롭게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다.


누구나 그런 시절이 있겠지만 사랑의 순간이 더 특별한 이유는 그동안 차곡차곡 걸어온 이정표가 있기에 현재의 삶에 대한 깊이가 느껴지는 것 아닐까. 무수한 세월의 시간이 지나고, 가끔 현실의 삶이 나를 외롭게 할 때도 있지만 그때보다 지금 더 아름답게 살아가려고 노력할 수 있는 이유, “사랑의 힘은 모든 것을 이겨낸다”라는 말을 빌자면 그 누구라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사랑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금 내 옆에서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가장 의미 있는 사람일 테니까.”


자녀를 낳아 길러보니 사랑하는 마음은 삶에 대한 꿈과 소망 같은 것이다. 자녀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바라보며 더 뜨거운 마음이 머무른다. 나보다 더 소중하게 여겨지는 그 애정 어린 시선들이 나를 더 성숙하게 만들었고, 헌신적인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게 했다.


“사랑은 한 번의 프러포즈가 아니라 매일매일의 작은 시선들이다.”


사랑이란,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기 때문에 101번째 프러포즈처럼, 사랑은 끊임없이 따뜻하고 다정한 것이다. 사랑의 기다림 속에서, 우리는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가고, 더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결국 사랑의 대상이 누구이든 그 감정은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의식이다.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첫사랑의 추억들, 그리고 지금의 나를 살아가게 하는 깊은 모성애가 젊은 날의 사랑보다 더 단단한 마음으로 나를 채워준다. 사랑은 기다림과 함께 하는 것이며, 그 기다림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이제는 아이들에게도 그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사랑은 언제나 반짝인다”라는 말처럼, 아이들의 사랑도 서로의 반짝임을 잃지 않도록 예쁜 시선으로 바라봐 줄 것이다.


KakaoTalk_20221103_163041805.jpg팟빵 팟캐스트,우리동네 문학산바카라 by 로즈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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