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대한민국 NAVY FESTA in 동해

39. 문화기획자의 동해실험실

by조연섭

동해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면 해군은 특별한 존재라기보다 도시의 일상에 가깝습니다. 제1함대가 있고, 동해는 오래전부터 군인과 군인가족, 주민들이 같은 생활권에서 살아왔습니다. 휴가와 외출을 나온 장병들이 시내를 다녔고, 군인가족은 이곳에서 아이를 키우고 장을 보며 생활했습니다. 음식점과 상점에서는 군인 손님을 맞았습니다. 제1함대에서 복무한 뒤 전국으로 흩어진 전역자들에게도 동해는 젊은 시절 일정 기간을 보낸 도시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미지 프롬프트_ 조연섭

시골 문화기획자 외길을 걸어온 필자는 이미 10년 전부터 늘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왔습니다. 해군과 지역이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다면 그 역사와 사람들의 경험도 동해의 문화자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군의 역사는 공식적으로 기록되지만 군인과 주민이 함께 살아온 생활의 역사는 상대적으로 기록하기 어렵습니다. 어느 식당에 장병들이 많이 갔는지, 외출하면 어디에서 친구들을 만났는지, 군인가족들은 송정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당시 주민들은 군인들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같은 이야기는 기록하지 않으면 사람과 함께 사라집니다.


<대한민국 NAVY FESTA in 동해>의 구상은 여기에서 시작했습니다. 대규모 공연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동해와 해군이 함께 살아온 시간을 조사하고, 그 자료를 지금의 문화와 기술을 통해 활용해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축제를 준비하는 첫 사업도 공연 섭외가 아니라 조사와 기록이어야 합니다. 동해문화원과 동해학연구회가 지역자료를 찾고, 제1함대와 송정의 역사, 전역 장병과 군인가족의 기억, 주민의 생활사를 조사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사진과 문서뿐 아니라 사람들의 구술도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여기서 연구가 보고서 발간으로 끝나서는 의미가 크지 않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축제의 콘텐츠로 활용해야 합니다. 여러 가지 예가 있겠습니다. 1960년대 묵호경비사령부(현 해군 제1함대) 시절 청소년 교육에 앞장섰던 권세춘 해군중사, 김수남 군목의 정신을 기리는 “제1회 대한민국 일출동요제”, 나 권세춘 뮤지컬, 30년 전 제1함대에서 근무했던 전역자의 사진과 인터뷰가 확보됐다면 전시에서 보여줄 수 있고, AI를 활용한 디지털 아카이브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여러 해군 종사자와 사람의 이야기를 모아 개막 주제공연의 소재로 삼거나 어린이 콘텐츠와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해마다 이런 자료가 쌓이면 몇 년 뒤에는 다른 지역에서 가져올 수 없는 NAVY FESTA의 기록자산이 생깁니다.


대행사가 아니라 총감독이 축제를 설계해야 한다


이 정도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려면 콘텐츠만큼 중요한 것이 운영체계입니다. 약 20억 원의 사업비와 7일 정도의 기간, AI와 해양기술, 공연, 예술, 학술, 관광, 상품개발까지 포함하는 축제를 일반적인 행사대행 방식만으로 운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NAVY FESTA에는 총감독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NAVY FESTA 추진위원회와 전담 사무국을 두고, 축제의 전체 방향과 콘텐츠를 바카라임지는 총감독을 선임하는 방식입니다. 총감독 아래에는 AI·미래기술, 공연, NAVY ART 레지던시, 전시·콘텐츠, 학술연구, 시민참여, 브랜드·디자인, 홍보·미디어, 안전·운영 등 분야별 바카라임자를 둡니다.


총감독의 역할은 유명 공연자를 섭외하거나 행사장을 관리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동해와 해군의 역사에서 출발한 축제의 방향이 AI 체험과 공연, 전시, 예술, 상품까지 일관되게 이어지도록 축제의 철학과 정신을 조정하는 역할입니다. 전시장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며, 캐릭터와 상품은 다시 별개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지는 식이라면 축제의 정체성이 생기기 어렵습니다.


개막공연에서는 BTX가 남긴 가치, 감각과 서사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전문 대행사는 필요합니다. 다만 역할을 구분해야 합니다. 총감독과 분야별 감독이 무엇을 만들 것인지 설계하고, 전문업체는 무대와 시설, 기술, 제작, 현장운영 등을 맡아 그것을 구현하는 구조가 적절하다고 봅니다. 그래야 해마다 대행사가 바뀌더라도 축제의 철학과 콘텐츠, 기록은 사무국과 감독체계 안에 남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축제의 지속성과도 직접 연결되는 문제입니다.


기획자가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프로그램은 ‘RETURN TO DONGHAE’입니다. 제1함대에서 복무했던 전역 장병과 가족이 다시 동해를 찾도록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전역자에게 동해는 처음 방문하는 관광지가 아닌 이미 자신의 시간이 들어 있는 장소입니다. 20대에 근무했던 사람이 50대나 60대가 되어 가족과 다시 찾아와 자신이 생활했던 지역을 보여준다면 여행의 성격도 달라집니다. 예전에 이용했던 식당이나 거리를 찾아보고 당시 동료와 다시 만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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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_문화예술경영, 활동분야_ 문화기획자•아키비스트•기자•온라인카지노 작가•연출•감독•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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