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의 데이트, 묵호를 아세요?

38. 문화기획자의 동해실험실

by조연섭

묵호는 홀로여행지의 핫플이다. 그동안 대부분 묵호를 눈으로 보아왔다. 오늘은 묵호의 과거•현재•미래 이야기를 들어보는 <두시의 데이트, 묵호를 아세요? > 를 실험해 본다.


이미지 디자인 프롬프트_ 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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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묵호등대광장에 서 있으면 사람들의 동선이 보인다. 등대 앞에서 사진을 찍고, 논골담길을 십 분쯤 걷고, 벽화 앞에서 한 번 더 찍고 내려간다. 체류 시간은 길게 잡아도 한 시간 남짓이다. 묵호는 분명 잘 팔리는 장소가 되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무엇을 알고 돌아가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관광의 성패를 방문객 수로만 계산하는 동안 우리가 놓친 것이 있다. 풍경은 소비되지만 서사는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진첩에는 묵호가 있는데 기억에는 묵호가 없다. 나는 이 간극이 묵호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진짜 이유라고 본다.


그래서 올해 준비하는 실험이 하나 있다. 「묵호를 아세요? – 빛의 살롱」, 영문으로는 MUKHO FIRST LIGHT. 오후 두 시부터 네 시까지, 묵호등대광장에서 두 시간 동안 진행하는 묵호 배우기, 두시의 데이트 스터디 토크콘서트다.


墨湖 — 가장 어두운 이름을 가진 도시


• 기획의 시작은 지명이었다.


묵호(墨湖)는 먹빛 호수라는 뜻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어두운 이름을 가진 도시가, 하필이면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바다를 마주하고 있다. 나는 이 역설이 묵호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어둠의 이름 위에 빛을 세우고, 그 빛으로 살아온 도시.


그리고 묵호에서 빛은 한 번도 미학적 소재였던 적이 없다. 언제나 생존과 노동의 조건이었다.


일출의 빛은 하루와 항해가 시작되던 빛이었다. 등대의 빛은 돌아올 사람을 위해 켜두던 빛이었고, 밤바다의 집어등은 묵호 경제를 지탱한 노동의 빛이었다. 비탈진 논골담길 창문에 하나둘 켜지던 불빛은 생활과 공동체의 빛이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섯 번째 빛, 사라진 것을 다시 비추는 기록의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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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_문화예술경영, 활동분야_ 문화기획자•아키비스트•기자•온라인카지노 작가•연출•감독•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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