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가벼움 I
살면서 들었던 닮은 꼴이 세 명 있다.
한 명은 개그맨, 한 명은 영화배우, 한 명은 정치인이다. 중간에 배우가 껴 있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옆에 있는 개그맨과 거의 같은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여하튼 들었을 때 손뼉 치며 좋아할 만큼 윤기 나는 사람들은 아니다. 당사자들에겐 미안하지만.
이런 말을 들었을 때 감정은 둘로 나뉜다.
첫째는 즐거움. 나로 인해 밝아지는 주변 분위기, 그렇게 누군가에게 한 번 더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는 점에서 내 기분도 어느 정도 고양된다.
다른 하나는 불쾌감이다. 두 감정은 결국 웃음을 주느냐 웃음거리가 되느냐의 차이인데, 그 경계를 능숙하게 오가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가령 닮았다는 말은 즐겁게 웃어넘겼는데 1절로 끝내지 못하고 집요하게 이유를 설명하거나(결론은 그냥 못생겼다는 거잖아….) 낯선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내 닮은 꼴을 소재로 분위기를 전환시킬 때는 두 번째 감정이 더 크게 찾아오곤 한다.
둘 중 어떤 감정이든 당시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웃는 얼굴을 앞세운다. 상대는 내 속마음을 알 길이 없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딴에는 나의 닮은 꼴을 찾아낸 게 뿌듯해서인지 적당한 시점에 멈추지 못하고 어색한 공기가 흐를 때까지 우려내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닮았다는 말은 단순히 ‘생김새가 낫다/못하다’와는 조금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누구 닮았어
➊ 당신은 그것을 닮았다는 말을 듣기에 마땅하다.
이 표현에는 상대방이 그 대상과 비교되는 일이 문제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예컨대 누군가의 닮은 꼴로 히틀러나 골룸, 유명한 연쇄살인마가 떠오른다면 입 밖으로 꺼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 비교 자체가 상대에 대한 모욕이란 걸 알 수 있으니 말이다.
반대로, 닮은 꼴을 입 밖으로 꺼낸다는 것은 그 대상이 대조되기에 무리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기준은 말을 뱉는 사람이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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