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을 빙자한 텃세들 II
아귀찜을 먹으러 갔다.
콩나물과 생선 살만 먹던 나에게 누군가 말했다. 아귀찜을 먹을 줄 모른다고.
"자고로 아귀찜은 이 물렁한 껍질이지. 먹을 줄을 몰라."
딱히 먹부심이 없는 나는, 이런 식의 표현을 들은 적이 꽤 많다. 간장보다 꽃게장을 좋아한다니 게장을 제대로 모른다거나, 꽃게찜에서 다리만 먹고 게딱지를 그냥 두다니 안 먹은 거나 다름없다거나. 그 집에서 먹은 어향가지는 의미가 없다거나. 자고로 평양냉면은 OO에서 먹어야 진짜라거나.
먹부심: 먹는 것에 대하여 자부심이 있음을 이르는 말. <네이버 사전>
그런 말을 들은 순간, 방금 전까지 맛있게 먹고 있던 음식이 문득 어색하게 느껴지곤 한다. 뭔가 잘못 먹고 있나 싶어서. 틀린 방식으로 즐기고 있었나 싶어서.
먹는 것조차 틀릴 수 있다는 게 생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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