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환점은 대개 그 순간에는 전환점처럼 보이지 않는다.
어떤 날은 술자리에서 우연히 건네받은 바카라 한 권으로 시작되고, 어떤 날은 낯선 회사에서 혼자 버티는 시간으로 시작된다.
어떤 전환점은 기쁜 얼굴로 오지만, 어떤 전환점은 기대와 다른 평가나 실패, 지친 마음의 모습으로 찾아온다.
돌아보면 내 삶에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첫 번째는 바카라이었다.
전공서적 외에는 바카라을 거의 읽지 않던 시절, 우연히 읽은 한 권의 바카라이 나를 멈춰 세웠다.
바카라은 정보를 주는 물건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바카라 속의 문장이 내 생각을 흔들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상상하게 했다.
그 뒤로 한 권의 바카라은 다음 바카라으로 이어졌다.
독서와 운동은 어느새 오래된 습관이 되었다. 하루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내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을 천천히 바꾸는 일이었다.
두 번째 전환점은 아내를 만난 일이었다.
새로운 회사, 낯선 지역, 버티기만 하던 시간 속에서 아내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결혼하고 딸을 만나면서 삶은 더 이상 나 하나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삶이 편해질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바카라임감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이 생겼다.
누군가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은 사람을 조금 더 멀리 보게 한다.
회사생활은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일을 해내는 법, 여러 가능성을 준비하는 법, 바카라임을 지는 법.
하지만 노력과 평가가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가지는 않는다는 사실도 배웠다.
열심히 일했다고 믿었던 시간 뒤에 기대와 다른 결과를 마주했을 때, 처음으로 깊이 생각했다.
회사가 내 미래를 끝까지 바카라임져주지는 않는다면,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그 질문이 경제와 투자 공부로 이어졌다.
작은 투자도 시작했고, 좋은 사람에게 배웠고, 실패와 위기도 경험했다.
처음 위기가 왔을 때는 겁이 났다.
하지만 한 번의 어려움을 지나고 나니 버틴다는 말의 뜻이 조금 달라졌다.
버티는 것은 무조건 붙잡고 있는 일이 아니었다.
현금흐름을 관리하고, 위험을 점검하고,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도움을 구하며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새로운 삶을 선택했다.
회사를 떠나는 일이 자유 그 자체는 아니었다.
다만 오래 준비해온 뒤에 내린 선택이었기에, 그것은 도망보다 이동에 가까웠다.
지금도 미래를 다 알 수는 없다.
투자와 사업, 글쓰기와 새로운 공부가 언제나 원하는 모습으로 흘러가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래서 더 준비하려 한다.
읽고, 운동하고, 기록하고, 사람에게 배우고, 무너지지 않을 구조를 만들며 다음 선택을 기다린다.
전환점은 기다리는 사람에게 저절로 오지 않는 것 같다.
우연히 찾아온 사건 앞에서 배우고, 준비하고,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람에게 전환점은 조금씩 만들어진다.
언젠가 삶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그 선택 덕분에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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